“집을 나서면 공원”… 대한민국에서 가장 걷고 싶은 도시, 과천시

■ 산과 녹지가 만든 ‘걷는 도시’ 과천

과천의 보행 경쟁력은 지형에서부터 시작된다. 도시 서쪽에는 관악산, 동쪽에는 청계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두 산이 만들어내는 자연 녹지축은 도심까지 깊숙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공원과 하천, 생활권 녹지가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수도권 중심에 있으면서도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정원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천시민에게 걷기는 특별한 여가가 아니다. 아침 출근 전 20분 산책, 점심시간 공원 한 바퀴, 저녁식사 후 가족과 함께 하천길 걷기까지 하루의 리듬 자체가 걷기와 맞닿아 있다.
실제 과천 곳곳에서는 시간대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새벽에는 조깅하는 시민이, 오전에는 유모차를 끄는 부모들이, 오후에는 친구와 담소를 나누며 걷는 어르신이 산책로를 채운다. 도시가 사람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 서울대공원에서 중앙공원까지, 과천의 걷기 지도

과천의 대표 보행 명소로 가장 먼저 꼽히는 곳은 서울대공원이다. 청계산 자락 아래 자리한 서울대공원은 동물원과 식물원, 호수 산책길, 숲길, 문화시설이 함께 어우러진 국내 대표 복합공원이다. 특히 봄철 벚꽃 시즌이면 수도권 전역에서 찾는 상춘객으로 붐비며 호수 주변을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은 사계절 내내 걷는 사람으로 북적인다.
과천시민에게 서울대공원은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공간이다. 아파트 단지를 나서면 바로 공원으로 연결되고 아이와 함께 걷다가 동물원을 들르고 호숫가 벤치에 앉아 쉬고 다시 문화시설을 찾는 하루가 자연스럽다. 공원 안에는 서울랜드와 국립현대미술관, 식물원과 체육시설이 함께 자리해 산책과 문화, 운동을 한번에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과천 중앙공원은 시민의 ‘생활형 공원’이다. 과천시민은 중앙공원을 두고 “우리 집 앞마당”이라고 표현한다. 출근길 잠시 들러 커피 한잔을 마시며 걷는 직장인, 학교를 마친 뒤 놀이터를 찾는 아이들, 맨발 산책을 즐기는 중장년층까지 하루 종일 다양한 세대가 공원을 채운다.
공원 안에는 조각분수와 광장, 장미정원, 테마정원, 맨발 오솔길, 향토맨발길, 감성 벤치 등이 조성돼 있다. 어린이를 위한 물놀이터와 바닥분수, 잔디광장, 놀이시설은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단순히 녹지가 있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휴식, 놀이와 건강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 양재천 따라 걷고, 문원체육공원·관악산 둘레길 나선다

운동과 걷기를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관문체육공원이 빠지지 않는다. 약 17만㎡ 규모의 이 공원은 육상경기장과 축구장, 풋살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인라인장, 실내체육관 등을 갖춘 과천 최대 체육공원이다. 저녁이면 운동복 차림의 시민이 하나둘 모여들고 주말이면 가족 단위 체육활동이 이어진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공원과 하천길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공원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양재천 둔치 산책길은 과천시민이 가장 자주 찾는 걷기 코스 가운데 하나다. 봄이면 벚꽃과 야생화가 피어나고 여름이면 짙은 녹음이 터널을 만들며 가을이면 단풍이 하천을 물들인다. 겨울에도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고요한 풍경 덕분에 산책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양재천은 과천 도심을 가로지르며 도시를 하나로 잇는 생태축 역할을 하고 있다. 하천을 따라 조성된 보행로와 쉼터, 자전거길은 시민의 대표 생활 동선으로 자리 잡았고 출퇴근길에도 자동차 대신 걷기를 선택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주거지 가까이에 자리한 문원체육공원 역시 시민이 자주 찾는 공간이다. 운동장 트랙을 따라 걷는 주민이 많아 휴일이면 수백명이 이곳을 찾는다. 축구장과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농구장, 인라인장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세대 구분 없이 활기가 넘친다.
산길을 걷고 싶은 시민에게는 관악산 둘레길이 있다. 과천시는 관악산을 중심으로 과천과 안양, 서울 관악구·금천구를 연결하는 둘레길을 조성했다. 가파른 등산로 대신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완만한 경사와 평지 위주로 설계돼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과천 구간은 남태령에서 시작해 정부과천청사 일대를 지나 안양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6㎞ 코스다. 문원폭포와 역사 유적, 숲길과 계곡길이 어우러져 걷는 즐거움에 문화와 역사까지 더한다.
과천에는 대규모 공원과 생활권 소공원 등 70여개 공원이 조성돼 있다. 특별한 계획 없이 집을 나서도 언제든 자연을 만날 수 있고 걷고 싶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산책로이자 거대한 공원인 셈이다.
■ 사람 보폭에 맞춰 도시를 만들다

많은 도시가 녹지를 만들고 보행로를 확충하고 있지만 과천은 애초부터 걷기 위해 설계된 도시에 가깝다. 산이 도시를 감싸고 공원이 생활을 품고 하천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동하는 행위가 아니다. 건강을 지키고 자연을 느끼고 이웃과 마주하며 도시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과천은 그 걷는 가치가 가장 잘 살아 있는 도시다.
집을 나서면 공원이 있고 공원을 걷다 보면 하천이 이어지고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산이 기다리고 있다. ‘걷고 싶은 도시’가 아니라 걷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도시. 과천이 대한민국 대표 보행도시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형표 기자 h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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