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렌터카 사고 5년 2414건… 차 빌려 달리는 여행길이 안전 숙제 됐다
전체 교통사고 중 렌터카 11.4%
전국 광역지자체 중 제주만 두 자릿수
20대·초보 운전자 관리 강화
자치경찰단, 음주단속·디지털 안내 병행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여행의 핵심 이동수단인 렌터카가 봄 행락철 교통안전의 주요 관리 대상으로 떠올랐다. 공항에 도착한 관광객이 곧바로 차를 빌려 낯선 도로로 들어서면서 사고 위험이 반복되고 있다. 좁은 도로와 급커브, 중산간길, 관광지 주변 혼잡 구간이 짧은 여행 일정과 맞물리는 구조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5~6월을 렌터카 교통사고 특별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도내 렌터카 업체와 함께 사고 예방 활동에 들어간다. 이번 대책은 사고 뒤 단속보다 차량 대여 단계부터 위험을 줄이는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 렌터카 사고 5년 2414건… 지난해 다시 증가

제주 렌터카 사고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다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제주경찰청과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집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인 2021~2025년 제주지역 렌터카 교통사고는 모두 2414건이다. 이 사고로 26명이 숨지고 4032명이 다쳤다.
연도별로는 2021년 603건에서 2022년 520건, 2023년 432건, 2024년 412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5년에는 447건으로 다시 늘었다. 사망자는 2021년 6명, 2022년 7명, 2023년 1명, 2024년 9명, 2025년 3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만 놓고 봐도 사고 규모가 작지 않다. 2022~2024년 제주에서 발생한 렌터카 교통사고는 1364건이다. 이 기간 사망자는 17명, 부상자는 2245명이다. 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2024년 사망자가 9명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많았다.
제주는 전체 교통사고에서 렌터카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제주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렌터카 사고 비율은 11.4%다.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렌터카 사고 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곳은 제주가 유일하다.
안전도 지표도 취약하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2024년도 전국 기초자치단체별 교통안전지수' 분석에서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사업용 자동차 렌터카 분야에서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제주시의 렌터카 안전도 점수는 10.86점으로 전체 평균 78.98점보다 크게 낮았고, 서귀포시도 44.17점으로 평균을 밑돌았다. 교통안전지수는 교통사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자체의 교통안전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다.
사고는 5월에 몰리는 흐름도 보인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인 2022~2024년 전국 렌터카 사고는 5월이 8.9%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처님오신날 등 연휴가 겹쳐 나들이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운전자 사고 비중이 높다. 2022~2024년 전국 렌터카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 연령대는 20대가 23.6%로 가장 높았다. 40대는 20.4%, 50대는 20.0%였다. 운전 경험이 길지 않은 운전자가 낯선 도로에 들어서는 구조가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제주 렌터카 규모도 안전관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주도 자동차대여사업 수급조절위원회는 도내 렌터카 적정 규모를 2만8300대로 정하고 렌터카 총량제를 2026년 9월 20일까지 연장했다. 제도 시행 이후 3829대가 감차됐지만 도내 운행 렌터카는 여전히 3만대 안팎이다.
최근 음주 렌터카 사고도 이어졌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와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2시10분께 서귀포시 상예동 창천삼거리에서 30대 운전자가 몰던 렌터카가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두 차량에 타고 있던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였다.
지난해 9월에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서 20대 관광객이 음주 상태로 렌터카 승용차를 몰다 상가 건물 1층 약국을 들이받았다. 제주동부경찰서 조사 결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당시 약국은 문을 닫은 상태여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대형 인명피해 사고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24일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에서 60대 운전자가 몰던 렌터카 승합차가 대합실 방향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관광객 3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당시 운전자가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사고 다발 구간도 지적돼 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제주도와 함께 2019년 배포한 렌터카 교통사고 위험지도에는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교차로, 제주시 번영로 대기고 부근, 제주공항 입구 교차로, 구좌읍 월정리·평대리 일대가 주요 위험 지역으로 제시됐다. 공항 진출입로와 동부 해안권, 교차로가 많은 외곽도로처럼 관광객 이동 동선과 낯선 도로 구조가 겹치는 지점들이다.
■ 차량 인수 전 안내가 사고 예방 첫 관문

렌터카 사고를 줄이는 출발점은 차량 인수 단계다. 관광객이 차를 빌리는 순간부터 제주 도로의 위험 요소를 알아야 초행길 운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제주에서는 대여 절차를 마친 관광객이 곧바로 관광지나 숙소로 이동한다. 회전교차로, 해안도로, 중산간도로, 마을 안길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하면 급정지나 차로 이탈 위험이 커진다.
자치경찰단은 지난 7일 도내 렌터카조합과 113개 렌터카 업체에 협조 서한문을 보냈다. 20대와 운전경력 1년 미만 운전자에 대한 대여 자격 확인을 강화하고 좁은 도로와 급커브, 안개가 잦은 중산간도로 등 제주 도로 특성을 차량 인수 전에 안내하도록 했다.
제주공항 1층 안내데스크에는 '제주형 교통안전 선순환 구축' 안내문이 비치된다. 안내문 큐알(QR) 코드를 이용하면 도내 무인교통단속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위험 구간을 미리 알려 운전자가 속도를 낮추도록 하는 장치다.
현장 단속도 강화된다. 자치경찰단은 관광객 밀집지역과 주요 관광도로에서 싸이카 기동반 순찰을 늘린다. 음주운전, 좌석안전띠 미착용, 신호위반처럼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반 행위는 집중 관리한다.
강수천 자치경찰단 교통안전과장은 "여행 중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렌터카 업체와 예방 중심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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