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가는 홈플러스 사태’ 커지는 대주주 책임론…휴업점포 직원 전환배치 계획 철회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휴업 점포 직원들에게 약속했던 전환배치 계획까지 철회하면서 사태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동시에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기업 회생을 위한 자금 조달은 지연되고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가운데, 현장의 고통은 직영 직원과 협력업체 노동자, 온라인배송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2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에 보낸 공문에서 37개 휴업 점포 직원에 대한 타 매장 전환배치를 휴업 기간 동안 시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홈플러스는 “휴업을 진행하지 않는 점포들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한 상황”이라며 “상품 납품이 현저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추가 인력을 수용할 여건이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방침은 얼마 전 회사가 제시했던 설명과는 많이 다르다는 게 홈플러스 노조의 주장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8일 전체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37개 매장의 영업을 오는 7월 3일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해당 점포 직원들에게 평균임금의 70% 수준의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희망자에 한해 타 매장으로 전환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환배치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최대주주인 MBK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와 정치권은 MBK가 채권단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MBK는 익스프레스 매각 3000억원, 신규대출 3000억원이면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현실은 매각대금이 목표의 절반도 안 되는 1206억원에 그쳤고 신규자금 투입도 1000억 원에 멈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큰 실망감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기업형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NS홈쇼핑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1206억원을 받기로 해 당초 시장 예상치인 300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약 6000억원으로 보고 있으나 기대했던 매각 대금이 크게 줄면서 자금난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점포 휴업이나 전환배치 번복 문제가 아니라, 사모펀드가 대형 유통기업을 인수한 뒤 위기 국면에서 어떤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사례로 판단하고 있다. MBK는 홈플러스 사태 속에서도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주 MBK 회장은 국내외 투자자에게 배포한 연례 서한을 통해 지난해 투자 회수를 통해 LP(출자자)들에게 돌려준 분배금이 17억달러로, 전년도(12억달러)보다 늘었다고 밝혔고, 홈플러스에 투자한 3호펀드의 지난해 수익률도 15.4%로 제시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홈플러스 정상화의 관건은 최대주주의 태도”라며 “MBK가 최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자금 투입과 정상화 로드맵을 내놓지 않는다면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회생 실패를 넘어 사모펀드식 경영의 사회적 책임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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