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이라는 또 하나의 광장을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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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오월은 과거에 박제된 역사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시민들의 외침은 시대를 건너 오늘의 거리와 광장으로 이어지며 여전히 되살아난다.
광주를 중심에 두되 한국 현대사의 여러 장면들을 함께 호출하며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스크린 위에 펼쳐낸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이 직접 보조 출연자로 참여해 항쟁 장면을 재현했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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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령’·‘꽃잎’·‘둥글고 둥글게’·‘1026: 새로운 세상을 위한’ 등

광주극장은 오는 14일부터 31일까지 ‘5·18광주민주항쟁 46주년 특별상영’을 진행한다. 이번 상영전은 단순히 5·18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광주를 중심에 두되 한국 현대사의 여러 장면들을 함께 호출하며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스크린 위에 펼쳐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현지 감독의 ‘남태령’이다. 2026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작품으로, 정식 개봉(20일)에 앞서 오는 18일 스페셜 시사회로 먼저 관객과 만난다.

20일에는 최위안 감독의 다큐멘터리 ‘1026: 새로운 세상을 위한’이 개봉된다. 작품은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박정희 대통령 저격 사건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따라간다.
박정희 정권 말기와 부마민주항쟁, 이후 5·18로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권력 핵심부 인물들의 관계와 선택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익숙한 사건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날 상영 전에는 함세웅 신부의 집전으로 김재규 장군 46주기 추도식이 진행되며, 상영 후에는 최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참석하는 GV도 이어진다.

올해 개봉 30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으로 다시 관객과 만나는 ‘꽃잎’은 한국 영화사에서 5·18을 본격적으로 다룬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화는 광주민주화운동의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는 한 소녀의 삶을 통해 국가 폭력이 개인에게 남긴 상처를 적나라하게 펼쳐낸다.
개봉 당시 파격적인 영상미와 상징적인 연출, 배우 이정현의 강렬한 연기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이 직접 보조 출연자로 참여해 항쟁 장면을 재현했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함께 상영되는 ‘둥글고 둥글게’는 한국영상자료원이 5·18 4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논픽션 시청각 프로젝트다. 장민승 감독과 음악감독 정재일이 참여했으며, 5·18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까지 한국 사회가 지나온 시간을 방대한 아카이브 영상과 음악, 사운드로 재구성한다.
극영화의 서사보다는 이미지와 소리, 감각을 중심으로 역사의 시간을 체험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특히 ‘꽃잎’을 연출한 장선우 감독과 부자 관계인 장민승 감독이 서로 다른 세대의 시선으로 오월을 바라본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상영 후에는 전찬일 영화평론가의 진행으로 장선우·장민승 감독이 함께하는 GV가 열린다.
이밖에도 제주4·3의 상처를 다룬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록한 이명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란 12.3’, 팔레스타인 소녀 힌드 라자브의 실화를 담은 ‘힌드의 목소리’ 등도 이어 상영된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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