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서 지적장애인 옷 벗기고 폭행·추행한 10대 7명…모두 징역형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20대 지적장애인의 옷을 강제로 벗긴 채 집단 폭행하는 등 가혹 행위를 저지른 10대 7명이 1심에서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이정희)는 13일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상해),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10대 남성 5명과 여성 2명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단기 2년 6개월∼5년을 선고했다. 피고인 모두에게 각각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나체 상태인 피해자를 촬영하는 데 쓰인 휴대전화 1대는 몰수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의 한 공원으로 3급 지적장애인인 20대 남성 피해자 ㄱ씨를 불러낸 뒤 옷을 벗겨 집단 폭행하고, 담뱃불로 팔과 체모를 태우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ㄱ씨가 피고인 중 한명인 ㄴ(15)양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성희롱성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범행을 질렀다. ㄱ씨는 골절, 화상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일부 피고인은 추행당하는 ㄱ씨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자신들의 옷이 더러워졌다며 45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가져오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다만 ㄱ씨가 실제 돈을 가져오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ㄴ씨 등 일부 피고인이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시간·장소적 협동 관계가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폭행 중단을 요청했는데도 중단하지 않았고 폭행 정도가 학대나 고문과 다름없다”며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의 정도, 피고인들의 범행 뒤 태도와 피해 회복 노력 정도를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 당시 어린 나이로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 관념을 완전히 형성하기 전이었고 우발적으로 벌어진 범행이었던 점은 양형에 유리한 정황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이미 구속 수감 중인 이아무개(19), 최아무개(19)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직 1심에 불과하고 피해자에게 좀 더 진심을 밝혀서 용서받을 시간을 부여한다는 측면”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태도로 계속 재판에 임한다면 항소심에서 어떤 형이 선고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피고인들의 부모들도 피고인들을 위한다면 피고인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피고인들을 향해 “자신들의 잘못을 진정으로 돌아보고 또 다시 이런 범죄에 연루되지 않으려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깊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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