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대신 미군 기지화?… 그린란드 파병 늘리자는 미국
미군기지 3곳 설치 절충안 추진
주둔 캠프 美 영토 지정 구상도
그린란드 총리 “안보위해 최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병합하겠다고 위협했던 덴마크령 그린란드가 미국과 그린란드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과 기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무력을 써서라도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과 설득에 한발 물러선 후 외교적 해법을 찾던 미국·덴마크·그린란드가 미군 주둔 확대라는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덴마크의 비영리 단체 민주주의연맹 주최로 열린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한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취재진에게 “애초에 미국은 우리가 이 지역에서 국가 안보와 감시 활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며 “이런 까닭에 안보 문제와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 확대가 논의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양측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국 BBC방송은 이날 협상에 참여한 미국 측 인사가 그린란드 남부에 새로운 미군 기지 3곳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 정부가 이들 시설을 미국 영토로 지정하려는 구상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군은 그린란드 북서부의 피투피크 우주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건설될 수 있는 미군 기지 후보지로 현지 언론은 남부의 나르사르수아크, 남서부의 캉게를루수아크를 거론하고 있다. 이들 두 지역 모두 2차 대전과 냉전 시기에 미군 기지가 있던 곳으로 활주로와 항만 인프라가 아직 남아 있다. 로이터는 북아메리카를 담당하는 미 북부사령부의 그레고리 기요 사령관이 지난 3월 미 상원 증언에서 처음으로 그린란드에 3개의 군 기지를 설치하는 계획을 공개했었다며 그가 지난주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닐센 총리는 1951년 양측이 맺은 방위 협정에 따라 현재도 미국이 그린란드에 추가로 기지를 설치하는 것이 이미 가능하다며 기존 방위 체계에 근거해 미군 기지를 확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닐센 총리는 “우리는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우리는 국가와 국제 안보를 위해 더 많이 행동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에 꼭 필요하다며 무력을 써서라도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올해 초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설득에 지난 1월 하순 그린란드 병합에서 한발 물러섰고 이후 미국과 덴마크·그린란드는 외교적으로 갈등을 풀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의 군사·경제 협력 확대와 광물 자원 분야 협력에 열려 있지만 자국의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닐센 총리는 이날도 “우리의 유일한 요구는 (우리에 대한) 존중”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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