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2.5% 전망…3개월 만에 0.6%p 상향
경상수지 역대 최대 2390억 달러 전망
반도체 수출 증가율 4.6%로 두 배 상향
소비자물가도 2.7%…0.6%p 동반 상승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높여 잡았다. 중동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 2월 내놨던 전망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내수 회복세가 당초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쟁 여파로 치솟은 유가와 경기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제시했다. 직전 전망보다 0.6%p 높다.
KDI는 13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이같이 밝히며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 호황과 내수 확대로 성장세가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경기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7%로 시장 예상을 웃돌자 국내외 기관들은 잇달아 전망치를 올리는 추세다.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전망치 평균은 4월 말 기준 2.4%로 3월 말보다 0.3%p 높아졌고, 일부에서는 3% 전망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1일 종전 전망보다 0.7%p 높인 2.8%를 제시했다.
KDI는 내년 성장률을 1.7%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모두 잠재성장률을 웃돌아 경기 확장 국면으로 해석했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은 중동전쟁의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반도체 수출의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는 판단”이라며 “0.6%p 중에서 반도체의 기여도는 0.3%p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동전쟁은 0.5%p 정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추가경정예산은 0.2%p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부연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상방 가능성도 거론했다. 정 부장은 “반도체는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많이 올라갔다”며 “만약 공급 능력이 빨리 확충될 수 있다면 수출이 더 많이 늘고 성장률이 말씀드린 것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 리스크도 인정했다. “중동전쟁은 하반기 정도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정했는데 만약 하반기에도 높은 유가가 지속된다면 전망치를 달성 못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가능성이 성장률에 미칠 영향을 묻자 “강도와 지속 기간 등 전제가 없어 정량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실제 실행이 되면 방향성 자체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개별 지표를 보면 제조업이 반등하고 서비스업 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 부진도 완화되는 흐름이라고 KDI는 평가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2.2%, 내년은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소득 개선과 정부 지원 정책이 회복세를 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부장은 “물론 일대일로 대응하지는 않겠지만 주가 상승은 부의 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자산이 많이 증가하면 소비를 늘릴 요인이 있다”고 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3.3%, 내년 2.4%로 제시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0.1%에 그치다가 내년 1.1%로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수출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올해 4.6%, 내년 2.2%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전망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경상수지다. KDI는 반도체 수출액 급증으로 올해 경상수지가 2천390억달러, 내년 2천13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흑자(1천231억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취업자 수는 인구구조 변화에도 내수 회복세가 뒷받침되면서 올해와 내년 모두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7%, 내년 2.2%로 전망했다. 근원물가는 올해 2.5%, 내년 2.3%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가 올해 배럴당 91달러, 내년 82달러로 작년(69달러)보다 높을 것으로 전제한 데 따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1475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했다.
KDI는 “민간소비가 개선되면서 수요 측 물가 상방 압력이 누적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급 측 물가 상방 압력도 상당폭 확대됐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을 포함한 유연한 통화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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