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상공 포착된 수 천마리 떼까마귀...제2공항 환경평가엔 ‘0마리’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인 우도 상공에서 수천 마리의 떼까마귀 군무가 확인됐으나, 정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는 단 한 마리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경 13km 내 조류충돌 위험이 상존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부실조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우도 조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우도 전역과 종달항 일대를 조사한 결과, 대규모의 떼까마귀 군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떼까마귀는 생김새가 유사한 제주 텃새 큰부리까마귀와는 달리 수천마리씩 엄청난 규모로 무리 생활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발 132m인 우도봉 보다 더 높이 치솟아 수직·수평으로 거대한 군무를 펼치곤 한다.
문제는 우도가 제2공항 사업지구 경계로부터 13km 이내에 위치해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구역이라는 점이다.
국제적으로 조류충돌 사고의 약 99%는 비행 고도 2000피트(약 610m) 이하 이착륙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를 공항 반경으로 역산정하면 13km 이내가 이른바 '버드 스트라이크 존'에 해당한다.

국토교통부 역시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공항 주변지역 조사 구역을 기존 8km에서 13km로 확장했지만, 제2공항 전력환경영향평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제2공항 기본계획에 명시된 항공기 경로를 토대로 조류충돌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겨울철에는 주풍인 북서풍이 불어 맞바람을 타야 하는 항공기들이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주로 활주로 북측 방향으로 이륙하게 되는데, 구좌읍 세화리 상공에서 우도를 향해 90도 꺾어 비행하게 되면서, 떼까마귀 군무 구역과 항공 노선이 겹치게 된다는 주장이다.

위원회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보면 떼까마귀는 문헌상 기록이 있다고 돼 있으나,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며 "사계절 조사를 제대로 했다면 수천수만 마리의 군집을 발견하지 못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위원회는 과거 국토부가 숨골 개수를 8개로 축소 발표했다가 153개로 수정한 사례, 활주로 인근 대형 동굴 누락, 조류 유인 시설인 양식장 및 감귤 과수원 조사 부실 등을 언급하며 환경영향평가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위원회는 "형식적이고 부실한 조사로 점철된 제2공항은 이제 전면 백지화를 선언해야 한다"며 "도민에게 무엇을 선택하라고 하기에 앞서, 제2공항을 시작한 정부에서 그간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결정짓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