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체육인은 낙인의 무덤에 서고...정치인은 재기의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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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들에게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엄격한 도덕 기준이 적용되어 왔다.
국가대표 선수나 운동선수의 경우, 사회적 물의가 발생하면 자격 박탈, 팀 방출, 지도자 자격 제한 등 중대한 제재가 뒤따랐다.
정치권은 체육계에 대해 도덕성과 공정을 강조해왔으나, 스스로에게는 느슨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민국 사회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예외가 적용되는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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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반복된 논란 속에서도 복귀
정치권은 체육계에 잔인한 도덕 기준을 요구
공정은 선택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발리볼코리아닷컴=김정훈 스포츠평론가】대한민국 사회는 오랫동안 체육인들에게 가장 가혹한 도덕 기준을 들이밀어왔다.
국가대표라면 성인군자여야 하고, 운동선수라면 청소년의 완벽한 본보기가 되어야 하며, 단 한 번의 사회적 물의조차 사실상 용서받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당연한 듯 자리 잡았다.
실제 현장은 냉혹했다.
음주운전 한 번이면 국가대표 자격 박탈, 팀 방출, 지도자 자격 제한이 뒤따랐다. 폭행 논란 하나만 터져도 선수 생명은 끝장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사회적 낙인은 평생 따라붙었다. 체육계는 언제나 "무관용"을 강요받았다.
그런데 정치권은 어떤가.
최근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음주운전 전과 3범 후보가 버젓이 거대 정당의 '적격' 판정을 받고 최종 경선까지 올라갔다. 세 번이나 음주운전을 저질렀는데도 공천 심사를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 상식을 조롱하는 일이다.
체육계였다면 어땠겠는가.
단 한 번의 음주운전만으로도 선수는 사실상 사회적 사형선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음주운전 3범도 당의 간판을 달고 시민 앞에 설 수 있었다. 이쯤 되면 정치인은 법 위의 존재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 후보는 결국 시민과 당원들의 표심으로 낙천했다. 그나마 국민의 상식이 살아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왜 그런 인물이 애초에 '적격' 판정을 받을 수 있었는가.
문제는 바로 그 지점이다.
정치권은 늘 체육계를 향해 도덕성과 공정을 설교해왔다. 선수들의 일탈에는 "영구퇴출", "무관용", "엄벌"을 외쳤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에게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느슨한 잣대를 적용한다.
이것이 국민들이 정치권의 위선을 혐오하는 이유다.
스포츠 선수들은 사회적 물의 한 번으로 인생이 무너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자배구 국가대표 출신 이재영·이다영 자매다.
이들의 학교폭력 문제는 분명 비판받아야 한다. 피해자들의 상처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미성년 시절의 일이었고, 형사처벌로 이어진 사안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결과는 사실상 '사회적 영구추방'이었다.
국내 복귀는 막혔고, 지도자의 길도 사실상 봉쇄됐다. 지금도 해외를 떠돌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이들에게 단 한 번의 재기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반면 정치권은 어떤가.
성희롱 논란, 공무원 폭행 전력, 각종 전과와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정치 무대 복귀를 시도한다. "이미 지난 일이다", "사과했다", "능력은 별개다"라는 궤변 속에서 다시 공천을 받고, 다시 출마하고, 다시 권력을 노린다.
도대체 왜 정치인에게만 끝없는 면죄부가 주어지는가.
정치는 스포츠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의 영역이다.
정치인은 국민 세금과 행정을 다루고, 시민의 삶을 좌우하는 권력을 행사한다. 그렇다면 누구보다 엄격한 도덕성과 자기 절제가 요구되어야 맞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체육인은 한 번의 실수로 생계와 경력이 무너진다.
정치인은 반복된 논란 속에서도 다시 살아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바로 그런 정치권이 체육계를 향해서는 가장 잔인한 도덕주의를 휘둘러왔다는 사실이다.
운동부를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몰아가고, 현장의 현실은 외면한 채 정치적 이미지 만들기에만 몰두했던 사람들. 체육인을 희생양 삼아 자신들의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했던 사람들. 바로 그 인물들이 지금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민 앞에 서서 표를 구걸하고 있다.
이것은 공정이 아니다. 선택적 정의이고, 노골적인 위선이며, 권력자들만의 특권이다.
대한민국 체육 현장은 이미 수많은 상처를 안고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선수 생명이 끝난 사람들, 사회적 낙인 속에 현장을 떠난 지도자들, 복귀 기회조차 얻지 못한 체육인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정치권은 여전히 자신들에게만 다른 규칙을 적용하려 한다.
국민들에게는 엄격함을 강요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끝없는 관용 뒤에 숨는다.
정말 공정을 말하고 싶다면 정치권부터 스스로를 가장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권력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기 때문이다.
선수에게는 영구추방을 말하면서, 정치인에게는 끝없는 재기를 허용하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분노는 너무나 당연하다.
공정은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순간 더 이상 공정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분명히 묻고 있다.
왜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 예외가 되는가.
이 칼럼은 스포츠평론가 김정훈이 기고 한 글 입니다. 외부 칼럼의 경우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도 있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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