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시간은 기다려야 돼요”…성수 팝업스토어, 피로도 한계치 왔나
만족감 높으나 불만 목소리도 나와…‘대기를 위한 등록 대기 줄’까지
(시사저널=이강산 기자)

"웨이팅 등록하는 줄도 대기하셔야 돼요. 지금 등록하면 2시간에서 2시간30분 정도 걸립니다."
하늘이 맑게 갠 12일 오후, 취재진은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포켓몬 30주년 팝업스토어' 현장을 찾았다. 평일 오후였기에 입장 대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같은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입장 가능 호출을 위한 대기 번호를 받는 줄에도 대기가 있었다. '대기를 위한 대기 줄'까지 생긴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등록 후 입장까지 적어도 2시간은 걸리고 길어지면 2시간30분까지도 걸린다"며 "근처를 둘러보다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 팝업스토어 근처의 앉아 있을 수 있는 장소 대부분에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인근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대학생 박지혜씨(24·여)는 "포켓몬 굿즈를 구매하고 싶은데 대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화요일 낮에 왔는데, 이 정도로 기다려야 될지는 몰랐다"라면서도 "며칠 전 열린 포켓몬 팝업에도 왔는데 사람이 몰려 진행이 안 돼 아쉬웠어서 시간을 내 또 성수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팝업스토어 내부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뒤섞여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최소 1만 원대부터 최대 4만 원대의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었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과 그림을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체험 등이 마련돼 있었다.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포켓몬》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팬들이 주로 찾다 보니 대기 시간이 길었음에도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듯했다. 굿즈를 양손에 가득 들고 팝업스토어를 빠져나온 대학생 김아무개씨(21·여)는 "대기 시간이 길긴 해도 이때만 구매 가능한 굿즈도 있어서 기다릴 가치가 있는 것 같다"며 "인근에 있는 또 다른 포켓몬 팝업스토어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김씨의 말처럼 '포켓몬 30주년 팝업스토어'에서 도보로 약 6분 정도 소요되는 곳에서 포켓몬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메타몽'을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도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 역시 입장 호출을 위한 QR코드 등록 줄을 또 기다려야 했고, 입장까지 1시간에서 1시간30분 가량이 소요된다고 안내를 받았다.
해당 현장에서는 대기와 관련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메타몽 팝업을 찾은 직장인 김아무개씨(27·여)는 "QR 등록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안 돼 현장대기를 한 사람들하고 사소한 다툼이 있기도 했다"며 "한 번 들어가서 오래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입장이 예상보다 더 늦어졌고, 찾으려는 굿즈도 없어 솔직히 짜증이 났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어쨌든 보고 나오긴 했는데,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면 아무리 좋아해도 오고 싶지 않을 것 같다"며 "팬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리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성수동에는 두 팝업스토어 외에도 화장품이나 의류 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의 팝업스토어가 운영되고 있었고, 대부분의 현장에 대기 줄이 있었다. 지난 2009년 '구매'보다 '브랜드 경험'을 목적으로 국내에 처음 도입된 후 지속적으로 주목받아 온 팝업스토어는 지난 한 해에만 약 3300회 이상 열렸고, 그중에서도 30% 가량이 성수동에서 운영됐다. (팝업스토어 중개 플랫폼 '스위트스팟' 통계 기준)
현재의 팝업스토어에 대해 전문가들은 피로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 수단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차별화 없는 팝업스토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피로감이 생겼을 수 있다"면서도 "상설 매장들과 다른 임시적 특성과 체험 위주의 환경 등으로 인해 아직도 혹할 만한 마케팅 수단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를 공략하기에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 수단임은 확실하나,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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