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금쏭달쏭]"가을야구 가면 금리 더 준다"…프로야구에 빠졌다면 이 적금 어때?

유진아 2026. 5. 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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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직장인 A씨는 올해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동시에 지인과 함께 특별한 '야구 적금'을 시작했다. 내년 시즌권과 새 유니폼 구매를 위한 목돈 마련이 목표다. 지인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안타를 칠 때마다 1000원, 홈런을 치면 1만원을 추가로 넣는 규칙을 세웠다. A씨 역시 응원하는 팀이 홈런을 치면 무조건 5000원씩 납입하기로 스스로 룰을 정해 벌써 11만1000원을 모았다. A씨는 "계좌이체를 할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다"며 "올해 우리 팀 선수가 홈런을 펑펑 쳐서 내 통장을 다 털어가도 좋으니, 제발 많이만 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프로야구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면서 A씨처럼 야구와 저축을 결합하는 팬들도 부쩍 늘었다. 이에 발맞춰 금융권은 단순한 금리 혜택이나 할인 경쟁을 넘어 응원팀의 성적과 팬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이른바 '야구 금융' 상품을 쏟아내며 팬심 잡기에 나섰다. 금융 상품이 단순한 저축이나 소비의 수단을 넘어 즐기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응원하는 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예적금 상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적금'을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이나 한국시리즈 성적에 따라 최대 연 5%의 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앱 내에서 승부 예측이나 판타지 게임에 참여하면 추가 금리를 주는 등 금융에 게임 요소를 결합한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역 연고 구단을 앞세운 지방은행들의 마케팅도 치열하다. NH농협은행은 NC 다이노스 성적과 승부 예측 프로그램 결과에 따라 최대 연 7.0%까지 금리가 오르는 '위풍당당 적금'을 선보였다. BNK부산은행과 광주은행 역시 각각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 진출 여부 및 홈구장 방문 기록 등에 따라 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을 운영 중이다. A씨의 사례처럼 카카오뱅크의 '기록통장'을 활용해 팬들이 스스로 홈런이나 승리에 맞춰 저축 금액을 설정하는 참여형 저축도 확산하는 추세다.

카드업계는 야구장을 직접 찾는 '직관족'의 지갑을 겨냥해 실질적인 현장 할인 혜택을 강화했다. 삼성카드는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와 제휴해 홈경기 티켓과 구단 공식 상품을 50% 할인해 준다. 특히 한화 이글스 제휴 카드의 경우 장거리 원정 팬을 배려해 철도 요금 5% 할인은 물론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 10% 할인 혜택까지 담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팬들을 위한 혜택도 풍성하다. KB국민카드는 두산 베어스 홈경기 결제 시 올해 연도에 맞춘 2026원을 할인해 주고, 매달 특정 결제일에는 선착순으로 2026명에게 2026원의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LG 트윈스 홈경기 예매 시 정규시즌 내 횟수 제한 없이 3000원을 할인해 준다. 이 밖에도 BC카드는 KT 위즈, 롯데카드는 롯데 자이언츠와 손잡고 홈경기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연고지 밀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금융권이 이토록 야구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야구팬들이 지닌 막강한 결속력과 충성도 때문이다. 팬덤을 기반으로 한 상품은 가입자의 이탈률이 낮아 우량 고객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최근 야구장에 구매력을 갖춘 2030세대 젊은 관중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과의 접점을 넓혀 미래의 핵심 금융 소비자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한 예적금 금리나 일반적인 카드 혜택만으로는 타사와의 차별화를 이뤄내고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려운 시대"라며 "스포츠처럼 몰입도가 높은 팬덤 콘텐츠와 금융을 결합해 고객의 일상 속 경험을 확장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장기 거래로 유도하는 전략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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