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벤치마킹 '이 기업'…"국내최초 中 희토류 프리" 선언

국내 1위 자동차 변속기·감속기 전문기업 디아이씨가 중국산 희토류를 배제한 자동차 및 로봇용 구동모터 개발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수십 년간 자동차 내연기관 부품을 대량 생산하며 축적한 초정밀 기어 가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체 로봇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동력 부품을 내재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일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변속기, 전기차 감속기, 엑츄에이터 등을 만드는 디아이씨는 값비싼 중 희토류를 뺀 구동모터와 일체형 액추에이터(구동기) 기술 개발 막바지에 들어섰다. 새로 개발되는 구동모터는 고가의 중국산 희토류 없이 저렴한 일반 자석만으로 전기차와 로봇 구동에 필요한 자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국 공급망에서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원가 절감 효과도 크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자동차에 쓰이는 구동모터에 희토류 없는 기술을 도입한후 휴머로이드용으로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 양산시스템, 로봇으로 이식

지난 1일 방문한 디아이씨 울산 공장에는 대당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정밀 가공 장비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육중한 자동화 설비 라인에서는 변속기와 감속기 부품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균일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분야 1위를 유지할수 있는 비결은 수십년간 운영해온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원가를 통제하는 대량 양산 시스템이다. 현장 관계자는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테슬라 측에서도 공장을 직접 방문해 당사의 기어 테스터 설비와 가공 라인을 그대로 벤치마킹해 갔다"고 귀뜀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자동차 부품 대량 양산 시스템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개화기를 맞아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 구동계와 로봇 관절 부품은 회전 속도를 제어하고 동력을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휴머노이드 제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엑츄에이터는 구동모터, 감속기, 제어기 등으로 구성되는데, 디아이씨는 세부 부품인 구동모터, 감속기와 더불어 엑츄에이터까지 모두 양산할 예정이다. 액추에이터 공급 단가는 산업용 개당 200~300만원인데 휴머노이드용은 400~500만원 수준까지 높여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이씨가 수십 년간 자동차 기어를 깎고 조립하며 구축해 온 대규모 양산 경험과 품질 관리 체제가 향후 휴머노이드 부품 생산 라인에 그대로 이식하는 셈이다.
휴머노이드 감속기 분야는 아직 표준화가 되지 않아 3개의 형태가 모두 쓰이고 있다. 사이클로이드 감속기, 하모닉 감속기, 유성 감속기 등이다. 디아이씨는 현재 대량 생산 중인 사이클로이드 감속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하모닉 감속기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
○희토류 프리로 경쟁사 추격 따돌릴 시차 확보

디아이씨의 비장의 무기는 구동모터의 소재 독립이다.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구동모터는 강력한 자력을 내는 희토류 영구자석에 의존해왔으나, 중국의 잦은 수출 통제와 자석 규격의 제약이 공급망의 고질적인 불안 요소였다.
회사 측은 희토류를 완전히 배제한 신형 모터 기술 개발이 완료되고 내년 양산이 본격화되면 중국 업체들의 이른바 '갑질'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공급망 통제로 과거 발생하던 생산 중단 사태가 더이상 없을 것이란 의미다.
원가 절감효과도 크다. 구동모터에 희토류를 쓰는 이유는 강력한 자성때문인데, 기술 개발을 통해 저렴한 자석으로도 자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 구동모터 제조 원가를 기존 대비 40%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는 희토류프리 독자 기술이 향후 디아이씨와 국내외 경쟁사들 간의 뚜렷한 격차를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벤치마킹을 통해 훗날 기술 격차를 좁혀오더라도, 디아이씨가 선제적 대량 양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입증하고 주요 전기차 및 로봇 기업들과 공급 네트워크를 굳힐 수 있는 절대적인 시차를 벌릴 수 있다.
김정렬 디아이씨 부회장은 "휴머노이드 부품 산업이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그동안 자동차 분야에서 쌓아놓은 노하우와 기술이 바탕이 되는만큼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개화하면 실적 반등 예상...신사업도 집중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제조 혁신도 병행 중이다. 디아이씨는 중견기업 최초로 생산 라인에 '제조 AI' 전면 도입을 추진한다. AI 솔루션 기업 인터엑스와 손잡고 현장에 최적화된 자체 AI 공정 레시피를 구축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막연하게 AI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공장에 표준화된 시스템을 접목하는 것"이라며 "생산성 30% 향상, 품질 50% 제고, 원가 10% 절감을 달성해 무인 자율 공장을 완성하고 중견 단위 제조 AI의 표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장 현장에서는 로봇 시스템 기업 뉴로메카,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트위니와 3사 협력을 통해 개발 중인 자율주행 모바일 이동형 로봇이 사람 개입 없이 장애물을 스스로 회피하며 작업 경로를 탐색하고 있었다.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인 산업용 로봇도 회사 공장 전반에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실적 지표상으로는 영업이익이 둔화하는 추세지만, 로봇 감속기, 액추에이터 공급이 본격화되고 휴머노이드 시장이 개화하는 2028년경이 강력한 턴어라운드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에픽 AI에 따르면 디아이씨의 매출은 7287억원(2023년), 7191억원(2024년), 7573억원(2025년)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61억원(2023년), 218억원(2024년), 186억원(2025년)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디아이씨는 내년부터 원가 경쟁력을 높인 희토류 프리 모터 양산과 로봇 부품 공급이 본격화되면 실적 반등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주가는 올해 초 1만5000원대까지 올랐다 최근 들어 7000원대로 조정을 받고 있다.
북미 시장 수주 확보도 실적 반등에 기여할 예정이다. 북미 생산을 늘리는 현대차·기아에 발맞춰 현재 미국 현지 공장 수주 잔액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디아이씨는 로터 어셈블리와 SBW 4대 기어 등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1조원 규모 이상의 대규모 수주를 논의 중이다.
자동차 및 로봇 부품을 넘어 다가오는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신소재 영역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디아이씨 공장 부지 한쪽에서는 신소재 부문에만 수십여명의 연구 인력이 신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제로, 친환경 건축소재 기술 등 분야 연구원들이다.
창업주인 김성문 디아이씨 회장은 직접 차세대 핵심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에도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학 연구진들과 함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용 음극재 개발에 완전히 혼을 쏟고 있다"며 "본업의 압도적 경쟁력을 발판 삼아, 다가오는 창립 50주년에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굵직한 차세대 신사업 성과들을 잇달아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다이소로 또 몰리겠네…"개당 100원" 파격에 벌써 '들썩' [권 기자의 장바구니]
- "SK하닉으로 7억 번 부모님, 집 해주겠지?"…공무원 사연에 '발칵'
- "카톡 보내면 계속 씹더니…" 10대 자녀 둔 엄마 '당혹' [트렌드+]
- "핫플만 찾아다니더니"…2030 데이트 풍경 달라진 이유
- "40조 날릴 판"…삼성 '초유의 상황' 최악 시나리오 나왔다
- "또 일본 갈 줄 알았는데"…5월 황금연휴 1위 여행지 어디?
- CIS, 첨단 정밀 장비로 日 배터리 업체도 홀렸다
- "한국에 최우선 공급하겠다"…중동 6개국 '깜짝 선언'
- "호텔서 커피 마셨더니…" 조회수 '300만' 대박 영상의 비밀 [현장+]
- "32만전자 간다"…삼성전자, 역대급 잭팟 예고에 주가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