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국민이 주주·노동자·주권자 시대, 김용범과 삼성노조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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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8000을 향해 질주하던 코스피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여러 대외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탓이지만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른바 'AI(인공지능) 초과수익 국민배당론'은 급락 빌미가 됐다.
김 실장은 12일 페이스북 글에서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며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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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8000을 향해 질주하던 코스피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여러 대외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탓이지만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른바 ‘AI(인공지능) 초과수익 국민배당론’은 급락 빌미가 됐다. 13일 새벽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 사후조정이 끝내 결렬돼 총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안 모두 반도체 산업의 역대급 호황이 불러온 ‘악재’가 됐다. AI 확산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기댄 성장률 상향 전망과 수출 호조·증시 호황 등 낙관과 기대를 일시적으로나마 모두 삼켜버린 꼴이다.
김 실장은 12일 페이스북 글에서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며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I 호황으로 인한 초과세수를 국민에 환원하는 ‘국민배당금’을 제안했다. 이날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한국의 고위 정책 관계자가 AI 수익에 세금을 부과해 국민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 증시의 급격한 변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김 실장의 ‘재정정책’ 제안을 시장은 새로운 세금 부과 계획, 즉 ‘과세정책’으로 오인했다는 뜻이다. 그러자 청와대는 “개인 의견”이라 일축했고 김 실장은 새로운 횡재세를 부과하자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11~12일 이틀간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임금협상 사후조정에 들어갔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정부는 추가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재원, 성과급 상한 폐지 등 요구를 고수하며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가 예정한 21일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액은 30조~40조원에 이르고 기업 가치와 공급망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분석이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김 실장 발언은 대박의 환상에 취해 장에 팔러 가던 달걀 바구니를 엎은 격이고, 깨지 않은 달걀로 병아리 수를 세는 격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위협 역시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미리 가르자는 꼴이다. 김 실장의 말은 우리 사회가 마땅히, 충분히 논의할 의제이나 왜 지금, 왜 개인적 의견으로 제시했는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 실장은 정치인이 아닌 경제정책의 사령탑에 있는 관료다. 숙의되지 않은 주장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 차라리 삼성전자 노조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민과 국가의 재정적·제도적 기여를 납득시켜 상생과 미래 투자를 호소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모든 국민은 주주이거나 노동자이거나 주권자이다. 정부도 기업도 노조도 국민의 뜻을 거슬러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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