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30] ③ 멕시코·체코·남아공 '전격 해부'… 홍명보호가 속한 A조, 수월한 조 편성일까?
<베스트일레븐> 이창현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6월 12일(이하 한국 시각) 오전 11시 체코를 상대로 대망의 2026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6월 19일 오전 10시엔 멕시코, 6월 25일 오전 10시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을 차례로 상대한다. 13일 기준으로 북중미 월드컵은 어느덧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인의 축제가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현시점에서 짚어볼 만한 네 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대한민국이 상대할 A조 팀들'이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사상 첫 2포트 자격을 얻게 되면서 수월한 조가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당초 기대한 것보다도 더 좋은 조 편성 결과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결코 낮잡아 볼 상대들은 아니다. 각 팀을 들여다보면서 30일 남은 월드컵을 그려볼 시간이다. 대한민국 대표팀과의 맞대결 순서로 살펴보자.
• 체코: FIFA랭킹 41위

대한민국의 첫 상대는 극적으로 월드컵 무대에 합류한 체코다. 조 추첨 당시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 D라는 명칭으로 A조에 편성됐다. 이들은 UEFA(유럽축구연맹)가 주관한 월드컵 예선 당시 크로아티아에 이어 조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었다. 이후 지난 3월 아일랜드와 덴마크를 차례로 꺾고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흥미롭게도 두 경기 모두 120분 혈투 끝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많은 이들은 체코보다는 덴마크의 월드컵 진출을 예측했다. 덴마크가 FIFA랭킹이 20위인 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도 더 많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체코와 덴마크 경기 당시 체코의 점유율은 고작 23%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코는 두 골을 넣었고, 승부차기 접전 끝에 당당히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미로슬라프 쿠벡 감독은 지난해 12월 체코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치른 공식 경기는 단 두 번이었고, 그건 앞서 설명한 유럽 플레이오프가 전부였다. 체코는 이전까지는 주로 백 포를 사용했지만, 쿠벡 감독이 부임한 뒤 백 스리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 3-4-3 기반의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이 준비했던 선수 배치와 동일하다. 3-4-3 포메이션끼리 경기를 펼치면 경기장 전역에서 자연스럽게 '맨투맨'이 형성된다. 단 한 번의 돌파가 연쇄적인 수비 붕괴를 만들어 내는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갈 수 있다. 맞대결 시 '수비 집중력'이 관건이다.
체코의 가장 큰 단점은 '베이스캠프의 위치'다. 각국 협회가 경기 일정과 위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대회를 계획할 때, 체코는 진출 여부조차 알 수 없었다. A조의 일정은 대부분 고지대에서 열리는데, 막차를 탄 체코는 불가피하게도 A조에서 유일하게 고지대가 아닌 곳에 사전 캠프를 꾸리게 됐다. 체코 베이스캠프에서 경기장까지의 거리도 상당하다. 대한민국과의 1차전이 열리는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까지의 거리는 무려 1,513km에 달한다. 우리 대표팀의 캠프에서 경기장까지 이동 거리가 16km인 점을 고려하면, 체코가 1차전부터 엄청난 '강행군'을 치러야 한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
• 멕시코: FIFA랭킹 15위

두 번째는 멕시코다. 개최국이라서 월드컵 티켓이 자동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지난해 7월에 열린 CONCACAF(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골드컵 이후 친선 경기를 통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작년 9월엔 대한민국과 맞붙은 바 있으며, 당시 결과는 2-2 무승부였다.
멕시코는 '이미' 자국에서 뛰는 대표팀을 소집한 상태다. 지난 6일 국가대표 선수를 불러 모으는 과정에서 소속 클럽들과 마찰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큰 문제 없이 합숙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명단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예상 명단 대부분이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라 '조직력' 하나만큼은 대회 최고 수준일 수 있다.

멕시코 대표팀의 사령탑은 대한민국 축구 팬에게도 익숙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다. 이강인이 RCD 마요르카에서 활약할 당시 아기레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이강인은 팀에 합류한 2021-22시즌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아기레 감독 부임 이후 빠르게 성장했고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했다. 서로를 잘 안다는 점은 '강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다.
멕시코는 탄탄한 수비 조직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는 '역습 전개'를 펼치는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전술 스타일상 대한민국이 가장 고전할 만한 팀이기도 하다. 0-4로 대패했던 코트디부아르전과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원에서의 실책을 최대한 줄여서 역습 기회를 내줘서는 안 된다. 또한 소유권을 잃었을 때는 '역압박'을 통해 빠르게 공을 되찾아오거나, 1차적인 '지연 작업'을 펼치는 것이 핵심 요소다.
멕시코의 단점은 작은 신장이다. 라울 히메네스나 세사르 몬테스와 같이 건장한 체격을 보유한 선수도 있지만, 평균 신장은 낮은 편이다. 홍명보호는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활용한 '세트피스 득점'이 많으므로, 이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
• 남아공: FIFA랭킹 60위

FIFA 랭킹이 3포트 팀 중에서도 가장 낮은 남아공은 A조 '최약체'로 평가받는다. 그래도 CAF(아프리카축구연맹) 월드컵 예선에선 C조 1위의 쾌거를 거두며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아프리카 9개 조의 1위 중 가장 적은 승점을 기록했지만, 빅터 오시멘 등 유럽 스타들이 즐비한 나이지리아를 누르며 만든 성과다.
멕시코처럼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를 이루지만, 차이점이 있다. 다양한 구단에서 차출된 멕시코와 달리 대부분이 마멜로디 선다운스(이하 마멜로디)와 올랜도 파이리츠(이하 올랜도) 소속이다. 두 팀은 남아공 프리미어 사커 리그에서 1, 2위를 두고 경쟁 중인 '리딩 클럽'이다. 흥미롭게도 3월 명단을 살펴봤을 때 마멜로디는 골키퍼를 비롯한 수비 쪽에, 올랜도는 공격수 쪽에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소속팀에서부터 함께 발을 맞춘 경험이 많아 서로의 의도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들은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지만 '점유율' 기반의 축구를 한다. 통계가 집계되지 않은 가나전을 제외하면 최근 10경기 연속으로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심지어 이집트, 카메룬, 나이지리아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에서만큼은 앞섰다. 즉,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도 점유율이 '앞설'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뜻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빠른 역습으로 득점을 창출한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결정력'이 포인트다.

남아공의 가장 큰 단점은 '경험 부족'이다. 2010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첫 본선 무대다. 1989년생의 베테랑 템바 즈와네조차 월드컵 무대를 밟아 본 적이 없다. 게다가 남아공은 과거 세 차례 본선을 모두 토너먼트 진출 실패로 마무리했다. 현지에서도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에 회의적인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조 최약체로 평가받던 아프리카 팀(2014년 알제리, 2022년 가나)에 패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남아공과의 3차전 이전에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짓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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