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제약바이오 해부⑦] 매출 최대 찍고도 600원대…씨엔알리서치의 불편한 성장
영업현금흐름 적자 전환·차입금 9배 급증…투자 부담 현실화
글로벌 CRO 확장 승부수vs불성실공시 변수…반등조건은 실적
![국내 대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씨엔알리서치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둔화와 현금흐름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552778-MxRVZOo/20260513104247661mudu.jpg)
국내 대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씨엔알리서치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둔화와 현금흐름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특례 바이오처럼 대규모 적자 기업은 아니지만 '성장→수익성 개선'이라는 CRO 업종의 기대 공식이 흔들리면서 주가는 결국 동전주 구간까지 밀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씨엔알리서치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12일) 종가기준 693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시행하는 '30거래일 연속 종가 1000원 미만 시 관리종목 지정' 제도 기준을 300원 이상 하회하는 수준이다.
회사는 지난 3월 5대1 주식병합으로 주가 안정화에 나섰으나 시장의 관심은 형식적 가격 조정보다 본질적인 이익창출력 개선 여부에 쏠려 있다. 또 매출 성장세에도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단순 저평가보다 사업 구조 변화에 따른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이 더 크게 부각되는 모습이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이익률 반토막…본업 성장의 역설
씨엔알리서치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49억8207만원을 기록하며 전년(596억8866만원) 대비 8.9% 증가했다. 2023년 551억2004만원 대비로도 17.9% 성장하며 외형 확대 흐름은 유지됐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억8456만원으로 전년 36억3024만원 대비 61.9% 급감했다. 2023년 62억3252만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77.8%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023년 11.3%에서 2024년 6.1%, 2025년 2.1%까지 하락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전형적인 저마진 성장 구조로 전환된 셈이다.
씨엔알리서치는 국내 CRO 시장 경쟁 심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 투자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회사는 2023년부터 미국·태국 법인을 설립했고, 최근 인도네시아 법인을 추가 설립하며 동남아 다국가 임상 네트워크 구축에 자금을 투입해왔다.
CRO 사업 특성상 해외 법인 설립 초기에는 인력 확보, 현지 네트워크 구축, 규제 대응 시스템 구축 비용이 선행 발생한다. 매출 인식보다 비용 반영이 먼저 나타나는 구조인 만큼 현재 실적은 성장 투자에 따른 수익성 희석 구간으로 해석된다.
![씨엔알리서치는 지난 2023년부터 미국·태국 법인을 설립했고, 최근 인도네시아 법인을 추가 설립하며 동남아 다국가 임상 네트워크 구축에 자금을 투입해왔다. [출처=픽사베이]](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552778-MxRVZOo/20260513104248942nozk.jpg)
◆현금흐름 적자 전환·차입 확대…재무로 번진 투자 부담
수익성 악화는 현금흐름에도 직접 반영됐다. 씨엔알리서치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30억6759만원으로 전년 27억8150만원 플러스(+)에서 적자 전환했다. 2023년에도 35억1184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영업현금 창출력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실제 현금 유입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CRO 업종 특유의 계약 구조와 맞물린다. 씨엔알리서치는 지난해 말 기준 유동계약자산 214억3422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계약자산은 이미 수행한 용역이 있으나 아직 청구·수금되지 않은 금액으로, 매출은 인식됐지만 현금화는 지연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CRO 사업은 임상 진행 단계별 매출 인식이 가능하지만 실제 현금 회수 시점은 프로젝트 종료나 마일스톤 달성 이후로 늦어질 수 있다. 즉, 현재 씨엔알리서치는 외형상 매출은 성장하지만 현금 회수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재무부담도 확대됐다. 단기차입금은 2024년 7억500만원에서 2025년 66억4500만원으로 약 9.4배 급증했다. 이는 신규 해외 투자와 운영자금 확보 필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1억2060만원에서 88억4846만원으로 27.0% 감소했다. 외부 차입이 늘었음에도 현금 보유액이 줄었다는 점은 투자 및 운영 자금 소요가 상당했음을 시사한다.
![씨엔알리서치는 지난 4월 단일판매·공급계약 관련 공시 불이행 및 계약금액 50% 이상 변경 공시 문제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출처=씨엔알리서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552778-MxRVZOo/20260513104250218suhi.jpg)
◆불성실공시 변수까지…해외 성과 입증이 주가 반전 조건
재무 외 비재무 리스크도 존재한다. 씨엔알리서치는 지난 4월 단일판매·공급계약 관련 공시 불이행 및 계약금액 50% 이상 변경 공시 문제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최종 지정 시 벌점 누적 수준에 따라 매매거래 정지 또는 상장적격성 심사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회사의 중장기 전략은 비교적 명확하다. 내수 중심 CRO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다국가 임상 수주 확대를 추진 중이다. 실제 씨엔알리서치는 최근 대웅제약과 약 115억원 규모 다국가 임상 3상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와 인도네시아를 병행하는 프로젝트로, 동남아 임상 네트워크 구축 성과가 실질 수주로 연결된 첫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지난해 다국가 연구 과제 매출은 9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14.6%를 차지했다. 아직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글로벌 수주 확대 여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다. 올해 1월에는 48억원을 투자해 소프트웨어 개발사 메디플렉서스를 인수했다. 데이터 기반 임상 플랫폼 역량 강화와 연구 효율화 목적이다.
결국 씨엔알리서치의 현재 주가 693원은 단순 저평가가 아니라 수익성 둔화·현금흐름 악화·공시 리스크가 동시에 반영된 가격으로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씨엔알리서치는 전통적 적자 바이오와 달리 본업 매출 기반은 안정적이지만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동시에 약화된 점이 부담"이라며 "해외 투자 성과가 실제 고마진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올해 안에 입증하지 못하면 동전주 할인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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