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전세 나오면 5~6개팀 줄서” 앞으로 2년, 예고된 전세난민 [부동산360]
매년 결혼과 독립 등 임차수요 증가 추세
‘실거주 중심’ 규제 전에 임대차 정책 고려돼야
![12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홍보물.[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ned/20260513101316330dhhk.jpg)
[헤럴드경제=홍승희·윤성현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잠김’ 우려가 확대되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대상을 임대 중인 주택 전체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고 싶어도 못팔던 집주인은 숨통이 트였지만, 2년 뒤에도 더 살고 싶던 세입자는 선택권이 없어지게 됐다. 앞으로 2년 간 순차적으로 전셋집을 새로 구할 이들이 시장에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공인중개사는 “임차인들은 임대인이 집을 매도하면 전세 계약 남은 기간까지만 살고 나가야 하는 사실을 (생각보다) 잘 모른다”며 “그땐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KB부동산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첫째 주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80.3을 기록해 지난 2020년 11월(192.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공인중개사 설문을 통해 ‘공급 부족’ 응답 비율에서 ‘공급 충분’ 응답 비율을 뺀 뒤 100을 더해 산출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2023년 1월 45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해 현재로선 2020년 고점에 근접했다. 지난 4월에는 178.1을 기록했으며 5월 수치는 190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 공인중개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전세난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동작구 사당동의 J공인중개소 대표는 “여기는 전셋집을 하나 구하려면 4~5개월은 기본으로 대기해야 한다”며 “사당동은 아파트가 모두 낡아 비거주 1주택자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세제 개편이 되고 비거주 1주택자 매도가 본격화하면 세입자에게 ‘방 빼라’고 전달하는 일이 늘어날 거 같아 벌써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성동구 마장동의 K공인중개소 대표 역시 “전셋집 하나 보는데 5~6개 팀이 예약을 잡고 들어간다”며 “기존 세입자들은 기를 쓰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데, 전세 수급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소유자의 절대 다수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러 신축 아파트를 매입한 대단지의 경우, 1주택 집주인들이 매도를 택할 시 동일 단지 내 전세 세입자가 집단으로 쫓겨나는 등 ‘주거 난민’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남구 개포동의 A공인중개소 대표는 전날 “개포동의 경우 2010년대 후반부터 재건축이 완료되며 잔금을 임차인 전세보증금으로 치뤄놓은 비거주 1주택자들이 많았다”며 “2020년 분양으로 분양가상한제를 피했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당시 실거주 의무가 없었기 때문에 입주자 절반은 전세 세입자일 정도”라고 전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매수자에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를 세입자가 있는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한시 유예(매수자가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함)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ned/20260513101316686dswm.jpg)
하지만 정부는 세 낀 매물의 매수를 무주택자로 한정했기 때문에 수요가 변하지 않아, 전세난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날 ‘토지거래허가구역 관련 백브리핑’에서 최근 실거주 의무 부여로 인해 전월세 매물이 실종하는 등 전월세난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이번 대책을 보면 무주택자만 매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기존에 전월세를 살던 무주택자가 물량을 가져가는 구조기 때문에 전월세 공급도 빠지지만 수요도 줄어 시장 밸런스에서는 총량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부의 시각대로 전월세를 살던 가구가 집을 매입하는 게 그리 간단치 않다고 지적한다. A 공인중개사 대표는 “살던 곳을 떠나 집을 사는 게 말이 쉽지, 임차 계약 종료 후 주변 전세 매물을 찾기 때문에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다”라며 “특히 서울에서 1년에 4만9000쌍이 결혼을 하는데 젊은 사람들은 빌라 등 비아파트보다 아파트를 훨씬 선호해 아파트 전세는 가뭄에 콩 나듯 한다”고 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정부가 시장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더라도 임대 수요를 위한 대책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수석위원은 “임대 수요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대시장 역시 충분한 공급 물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 등을 활용해 전월세 물량을 빠르게 확보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지만 공공임대는 공급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민간임대 대비 선호도도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축매입임대 등 단기간 공급대책을 과거부터 추진해오고 있다”면서도 “공급의 시차 문제에 대해서는 바로 공급이 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힘든 부분 중 하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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