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민배당금 논쟁'…시장은 불편하다 [시장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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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주장이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AI) 산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 그중 일부를 떼어서 전 국민에게 나눠주자는 겁니다.
그의 글을 읽어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충분히 있습니다.
'AI가 만들어내는 부가 극단적으로 특정 기업이나 특정 계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꽤 현실적인 우려입니다.
AI가 일자리에 충격을 줄 수 있고, AI 산업 자체가 공공 인프라 성격을 띤다는 주장 역시 충분히 일리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확대와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을 높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많이 벌면 직원들도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회사와 대치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런 시점에 청와대 정책실장이 "초과이익은 사회 전체와 나눠야 한다"고 밝혔으니
자연스럽게 기업의 초과이익 공유 압박에 동의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으로 비춰졌을 겁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두 종목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온 탓이 좀 쉬어갈 명분이 필요했던 시기에 때마침 이런 논쟁을 벌어졌으니까 말이죠.
결국 시장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미래 수익 배분 문제'로 받아들이게 됐을 겁니다.
그래서 정부 개입을 아주 민감하게 보는 외국인들도 이 뉴스를 상당한 악재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청와대가 급하게 “개인의견”이라고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런 시장 충격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재 우리 증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으로 버티는 성격이 강합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움직이는 대로 코스피도 따라가고 수출도 늘어나고 하는 형국입니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긴 불황과 대규모 적자를 버티고 버틴 끝에 초호황기를 맞았습니다.
이제야 기업도 살고, 경제도 회복되고 있는 시점인데 난데없는 초과이익 프레임은 찬물을 끼얹는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AI 시대의 양극화와 분배 문제는 분명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순서가 문제입니다.
지금은 엔비디아라는 절대 의존 구조를 벗어나 AI 반도체 설계 역량을 키우고,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확충하는 데 정책 에너지를 쏟아야 할 때입니다.
판을 충분히 키운 다음, 그때 가서 나누는 논쟁을 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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