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두산 왕조와 솟구친 인천…‘젊은 스피드’가 20년 만의 대관식 열었다 ‘만년 2위’ SK호크스의 눈물…‘통합 3연패’ SK슈가글라이더즈의 미소
한국 핸드볼의 지형도가 요동쳤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2025~2026 핸드볼 H리그는 난공불락이었던 ‘두산 왕조’의 몰락과 인천도시공사의 신흥 시대 개막, 그리고 여자부 SK슈가글라이더즈의 절대 왕정 구축으로 요약된다.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단연 인천도시공사였다. 한국핸드볼연맹이 13일 발표한 시즌 결산 자료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는 21승4패(승점 42)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과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창단 20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특히 이들은 남자부 최초로 단일 시즌 700골 고지를 돌파(733골)하며 리그 전반에 ‘닥공’(닥치고 공격) 열풍을 일으켰다. 이요셉, 김진영, 김락찬으로 구성된 이른바 ‘공포의 스리백’ 라인은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389골을 합작하며 1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견인했다.
반면 지난 시즌까지 통합 10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던 두산은 주전들의 줄부상 악재 속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골키퍼 김동욱과 정의경, 조태훈 등 투혼을 발휘해야 할 핵심 전력들이 대거 이탈하며 수비 라인이 붕괴됐고,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657실점을 허용하며 정규리그 4위로 미끄러졌다. 두산이 플레이오프 무대조차 밟지 못한 것은 리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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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호크스는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3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2위에 올랐으나, 고비 때마다 터지지 않은 공격력에 발목을 잡히며 ‘만년 2위’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하위권에서는 충남도청의 약진이 돋보였다. 신예 센터백 육태경(득점 2위·164골)을 앞세운 충남도청은 창단 이래 최다인 9승을 수확,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3년 만의 탈꼴찌에 성공했다.
여자부에서는 SK슈가글라이더즈가 ‘완전무결’한 시즌을 보냈다. SK는 정규리그 21전 전승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챔피언결정전까지 집어삼키며 여자부 최초 통합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1996년생 ‘황금 세대’인 강은혜, 송지은, 강경민이 공수의 구심점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고, 새로 수혈된 득점왕 최지혜(155골)와 속공 1위 윤예진의 가세는 SK를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격상시켰다.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도전자로 나섰던 삼척시청은 팀 통산 첫 600골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으나, 이연경에 편중된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정규리그와 챔프전 모두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또한 ‘월드 스타’ 류은희의 복귀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부산시설공단은 스타플레이어들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조직력과 실책 관리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