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식구끼리도 생각이 다 달라예”…부산 북갑 민심 흔드는 ‘3人 스킨십 정치’[6·3 재보궐 현장]

김도윤 2026. 5. 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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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난 주민들 “자주 볼수록 정든다”
후보 스킨십 행보가 흔드는 북갑 민심
하정우·한동훈 ‘변화’ vs 박민식 ‘안정’
부산시장 출마 나선 전재수 영향력 주목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부산 북구갑 지역의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북구 구포시장의 모습. 사진=김도윤 기자

[헤럴드경제(부산)=김도윤 기자] “요서 40년 넘게 살면서 이번 선거는 진짜 어려워가 머리 아픕니더. 우리 집은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갈라집니더. 나는 2번, 집사람하고 딸은 한동훈, 큰아들은 하정우라예”

11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해장국을 먹고 나오던 이종열(69) 씨의 말이다. 점심시간을 앞둔 구포시장은 상인들과 손님들로 분주했다.

6·3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북갑이 하정우·박민식·한동훈(기호순) 후보의 3파전으로 굳어지면서 민심도 복잡하게 요동치고 있다. 세 후보가 나란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 세 대결에 돌입한 가운데 기자가 찾은 구포시장과 덕천동 젊음의 거리 등에선 “당보다 사람을 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누가 더 자주 얼굴을 비쳤는지, 얼마나 허리를 숙였는지, 누가 오래 시장을 돌며 진정성을 보였는지를 보고 표를 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동훈이 뜨면 시장이 북적여요. 서울 사람이면 어떻노. 여기 와서 제대로 정치해보겠다는데 한번 믿어봐야지.

구포시장 상인 이이수(48) 씨
구포시장에서 10년째 어묵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이수(48) 씨는 이미 한 후보에게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그는 “한 달 동안 시장에서 한 후보를 열 번도 넘게 봤다”며 “한동훈이 제일 자주 와서 사람들 손잡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김을 굽던 정모(48) 씨도 “한동훈이 뜨면 사람부터 몰린다”고 전했다. 그는 “젊고 스타성 있는 정치인 같다. 북구도 이제 좀 변화가 필요하다”며 “법무부 장관 때 일하는 모습 보니 능력도 있어 보이고 북구 일자리 문제도 맡겨보면 잘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민식 후보가 이명박 정부때 와가 고압 지나가는 철탑도 없애고 해놓은게 많아요. 한번 더 믿어볼랍니다.

북구에서 30년 거주 정모(52) 씨
반면 “미워도 다시 박민식”이라는 토박이 표심도 만만치 않았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최재정(37) 씨는 숭어를 손질하던 칼을 잠시 내려놓고 “박민식은 북구를 제일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구포초 다닐 때부터 유명했던 사람이고 분당으로 떠났긴 했지만 세 사람 중 북구 사정을 가장 잘 안다”며 “한동훈은 외지사람이고 하정우는 아직 정치초짜라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오리구이 집을 운영하는 전모(29) 씨도 “본토박이 박민식이 아무래도 낫지 않겠느냐”며 “정치경험이 가장 풍부하니까 결국 더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 후보를 둘러싼 이른바 ‘손 털기 논란’도 회자됐다. 배달 일을 하던 박모(56) 씨는 “시장 사람들은 손에 기름 묻고 흙 묻어 악수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먼저 손 내밀어 놓고 앞에서 손 털고 그러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대통령 힘이 센데 하정우가 돼야 지역변화가 안 있겠습니까. 검사 출신 말고 새로운 사람, 젊은 사람, 청와대랑 소통 잘할 것 같은 사람이 믿음이 갑니다

북구에서 8년째 삼겹살 집 운영하는 서모(43) 씨
이 지역구에서 3선을 한 터줏대감이자 부산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전재수 후보를 향한 탄탄한 시장 민심이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정황도 감지됐다.

시장 입구 간이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70~80대 어르신들은 ‘하정우를 뽑아야 하느냐’를 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하 후보를 지지한다는 76세 한 어르신은 “전재수가 잘했다”며 “주차장 만들었제, 금빛노을도 했제, 구포 개시장도 정리했다. 하정우도 부산서 학교 나오고 전재수 후배라 하더라”며 하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는 지난 10일 같은 날 개소식을 열고 세 대결에 들어갔다. 개소식 다음 날 오후 1시께 부산 북구 덕천동 젊음의 거리 모습 사진=김도윤 기자

덕천동 젊음의 거리에선 ‘당보단 인물을 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상인들은 공통적으로 “누가 되든 침체된 상권부터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35년째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김이규(68) 씨는 “예전엔 거리마다 트리도 달리고 젊은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공실만 늘고 장사도 안 된다”며 “누가 되든 젊음의 거리를 살릴 정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년째 장사 중인 박모(54) 씨도 “상권 앞 덕천초등학교 학생 수가 100명이 안 되고 상권은 규제 때문에 공실은 늘고 동네가 늙어가고 있다”며 “이번엔 일 잘할 사람으로 뽑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진모(50) 씨는 “학생도 줄고 유동인구도 줄었다. 인구소멸이 가장 큰 문제”라며 “박민식은 북구에서 정치를 해봐서 안정감이 있을 것 같고, 한동훈이나 하정우는 젊으니까 젊음의 거리를 새롭게 확 바꿔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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