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리고’ 이효제 “20kg 찌우고 팔로워 9만명…인기 실감했죠”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어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받은 고등학생들이 그 저주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2주 차에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시즌2에서 B감독으로 참여하고 드라마 ‘무빙’을 공동 연출한 박윤서 감독의 첫 메인 연출작이다. 배우 전소영, 강미나, 백선호, 현우석, 이효제 등이 호흡을 맞춰 신선한 앙상블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효제는 극 중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이자 가장 처음 기리고와 엮이게 되는 형욱 역을 맡아 존재감을 뽐냈다.
이효제는 ‘기리고’의 인기에 “한국에서 빠르게 1위에 올랐을 때만 해도 ‘원래 이런 건가?’ 싶었다. 그런데 글로벌 순위가 4위까지 치고 올라갔을 때는 기대감이 커졌고, 실제로 1위에 오르자 현장은 물론 배우들 단체 대화방까지 축제 분위기가 됐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인기는 숫자로 체감됐다. 그는 “작품 공개 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000명 정도였는데, 9만 명 가까이 늘었다. 해외 팬들이 다양한 언어로 댓글을 남기더라. ‘기리고’가 인기가 많구나 싶었다. 반응도 많이 찾아봤는데,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효제는 형욱 캐릭터를 위해 20kg 이상 체중을 늘려 화제를 모았다. 배우 강동원, 소지섭 아역으로 유명했던 그는 “처음에는 ‘역변한 거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작품을 보고 ‘일부러 찌운 거였구나’, ‘대단하다’는 반응이 나오더라. 제가 들인 노력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기리고’에 합류한 것은 오디션을 통해서였다. 이전에도 오디션에서 최종까지 갔다가 떨어진 경험이 많았던 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으려 했다. 그는 “제가 됐다는 말을 듣고 정말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 절 처음 떠올린 이미지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때처럼 젖살이 있는 모습이었다. 제가 당시 57kg 정도로 마른 상태였다. 감독님이 ‘연기는 좋은데 캐릭터 이미지를 위해 아예 마르게 가거나 살을 찌우면 좋겠다’고 말씀주셔서 바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역할은 제게 너무 좋은 기회였고, 확실한 이미지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체중 증량도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효제는 “원래 많이 먹는 편이었지만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었다. 예전에는 저녁을 많이 먹는 스타일이었다면, 이번에는 일정하게 꾸준히 많이 먹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칼로리를 채우기 위해 떡볶이나 마라샹궈 같은 음식을 먹기도 했다.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다. 나중에 위장이 늘어나면서 ‘내가 이걸 이렇게 많이 먹을 수 있구나’ 싶은 순간도 있었고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캐릭터 형욱을 준비하는 과정도 치밀했다. 그는 대본 안에 있는 정보를 최대한 흡수하려 했다.
그는 “형욱이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해보며 왜 그 게임에 빠져 있는지 이해하려 했고, 애니메이션 세계에 깊이 빠진 인물이라는 점을 살리기 위해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진격의 거인’, ‘주술회전’ 같은 작품들도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감독님과 형욱이 겪는 청소년기의 스트레스, 학업, 친구 관계, 죽음에 대한 공포 같은 것들을 많이 이야기했다”며 “그런 요소들이 빙의 상황에서 극대화된 공포로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밤 촬영 중에는 섬뜩한 경험도 했다. 그는 “폐교에서 촬영하던 중, 잠겨 있던 신관 쪽에서 불빛이 보이고 커튼이 움직이더니 불이 꺼지는 듯한 장면을 봤다. 혼자 있을 때 본 장면이라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빙의 장면은 그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이효제는 “작가님이 중요한 장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고 ‘잘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형욱의 마지막이 확실하게 표현돼야 해서 부담도 됐지만, 그만큼 날 믿어준다는 생각에 잘하고 싶었다. 몸의 움직임은 감독, 안무가와 함께 정했다. 몸을 유연하게 쓰려고 노력했고, 얼굴 근육을 최대한 써서 공포심이 묻어나도록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형욱이라는 캐릭터가 드러나는 장면들도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특히 ‘기리고’ 앱을 설명하는 장면은 여러 버전으로 많이 준비했다. 현장 상황에 따라 바뀐 부분도 있지만 “준비한 게 헛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도 중요했다. 특히 그는 전소영에 대해 “현장에서 리더십 있게 잘 이끌어줬다. 극 중에서도 그렇고 실제로도 분위기를 많이 잡아줬다”며 “작품 공개 후 서로 잘한 장면을 칭찬해주기도 했다. 전소영 누나가 눈을 희번덕 뜨고 건우에게 웃는 장면은 정말 무서웠다. 저랑 겹치는 신이 아니라 촬영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작품을 보고 감탄했다. 정말 소름 돋았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제가 막내라 누나 형들에게 많이 의지했다”면서도 “극 중에서 우리가 친구 관계였기 때문에 실제 나이 차이보다는 작품 속 친구들의 관계성에 집중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아이오아이 강미나와 호흡에 대해 “원래 아이돌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중학생 시절 아이오아이가 나왔을 때만큼은 많이 찾아봤다. 당시 최유정 누나를 좋아했다.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좋아한 그룹인데 강미나 누나와 ‘기리고’에서 만나 좋았다. 친구들이 ‘네가 감히’라면서도 되게 부러워하더라”고 웃었다.

아역 출신 배우로서 성인 배우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고민도 컸다.
그는 “수많은 오디션을 봤지만 잘 되지 않을 때는 진짜 힘들더라. 캐스팅의 문이 좁지 않나.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모두가 다 그렇지 않나. 좌절할 때는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재능이 없는 걸까’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런 시기에 만난 작품이 바로 ‘기리고’였다. 그는 “정말 꿈 같았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뼈를 갈아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게는 정말 감사한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촬영 후 감량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바로 다른 작품 일정이 있었다.
그는 “5kg 정도 감량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7kg가량을 감량했다. 처음에는 극단적인 방식도 택했다. 필수 영양소만 채우기 위해 두부 한 모와 서리태를 갈아 먹었고, 운동량도 크게 늘렸다. 10km 러닝을 하고 헬스를 1시간씩 했다. 이후에는 일반식 세 끼를 먹으며 조절했고, 유도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효제는 앞으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 스무 살 무렵, 영화 ‘루프’를 촬영하며 연기를 계속해야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연기하는 순간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고 상대방만 보이는 경험을 했고, 상대에게 자극을 받고 감정이 발현되는 순간을 겪었다. 그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 몰입의 순간을 계속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미디 호흡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래서 도전해 보고 싶다. 이병헌 감독님의 ‘멜로가 체질’ 같은 톤의 작품을 해보고 싶다. 반대로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에도 관심이 있다. 한 가지 장르나 이미지에 굳어지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포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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