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이면 '로봇 조종사' 된다"…中 '유인 로봇' 실물에 감탄 [차이나 워치]

김은정 2026. 5. 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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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현실판 등장
中, 세계 첫 양산형 유인 로봇 내놨다
中 유니트리, 8억대 유인 로봇 공개
마라톤 뛰더니 사람까지 태운 중국
중국 대표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12일 인간이 직접 탑승한 뒤 조종하는 이족보행 로봇인 GD01을 선보였다. 유니트리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이 거대한 이족보행 로봇을 조종한다는 발상은 영화 속 얘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같은 공상과학적 상상력이 현실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지난 12일 저녁 마치 미래형 영화 예고편에서 튀어나온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중국 대표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왕싱싱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유인 로봇으로 소개된 GD01에 탑승했다.

높이 약 2.7m의 이 로봇을 내부에서 직접 조종한 왕 CEO는 무거운 기체를 앞으로 이동시키고, 기계 팔을 작동해 벽을 손쉽게 부수는 시연을 선보였다.

실험실 나온 中 체화형 AI 

유니트리가 이날 공개한 이 변신형 로봇의 가격은 390만위안(약 8억5900만원)부터 시작한다. 제품 공개 직후 중국과 해외 SNS에선 관련 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게시글에선 "공상과학이 현실이 된 순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중국 SNS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사업을 떠올린 걸까. 현실 '트랜스포머'를 보는 느낌"이라고 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와, 드디어 진짜 건담이 나왔다"고 반응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관련 해외 SNS의 다양한 반응을 소개했다. 유튜브의 한 이용자는 "아바타 속 강화 갑옷이 이제 현실이 됐다"고 평가했으며, 또 다른 이용자들은 "중국은 진정 엔지니어들의 천국"이라고 말했다.

엑스(X)에서 5만4000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유럽의 저명한 로봇 산업 전도사 루카스 지글러는 이날 GD01 시연 영상을 공유하며 미래형 기계에 대한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더 큰 그림에 있다"며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판매의 거의 90%를 중국 기업들이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니트리 한 곳만 해도 지난해 55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방은 훌륭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고 있지만 중국은 그보다 더 빠르게, 더 저렴하게, 그리고 어느 누구도 근접하지 못한 규모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놀라게 한 2.7m 유인 로봇 

유니트리는 글로벌타임스에 GD01이 세계 최초의 양산형 유인 로봇으로 변신 기능을 갖추고 민간용 이동수단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을 태운 상태의 중량은 약 500㎏이라고 했으며 이 제품을 민간용 탈것으로 규정했다.

높은 가격이 상용화를 막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390만위안이라는 가격이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엔 비싸다는 논리다. 390만위안이라는 가격과 양산 계획에 대해 유니트리는 "현재 제시된 수치는 어디까지나 예비 참고가격"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제품 출시 초기 단계 이후 추가적인 기능 최적화와 원가 절감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이 로봇이 인간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고도 했다. 고위험·가혹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대표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12일 인간이 직접 탑승한 뒤 조종하는 이족보행 로봇인 GD01을 선보였다. 바이두 캡처

중국 내에선 이 로봇이 중국 체화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기술적인 문턱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이 더 이상 실험실에 갇힌 개념검증용 기계가 아니라 명확한 가격표와 상용화 로드맵을 갖춘 제품이라는 게 핵심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물론 현실 세계에서 사용성 측면에서 약점이 존재한다"며 "탑승과 하차의 불편함, 배터리 지속 시간 우려, 제한적인 승차감, 규제의 불확실성, 복잡한 유지보수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술 혁신이 급증한 배경으로 중국 사회가 신기술에 대해 점점 더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로봇들이 마라톤에 출전하거나 기업들이 미래형 시제품으로 기술 경계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당장 실용적 가치가 뚜렷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실험 의지가 높다는 뜻이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세대가 이제 세상을 다시 빚기 시작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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