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중동 긴장에 브렌트·두바이유 급등...WTI는 102달러선 약보합

국제유가가 중동발 공급 우려를 반영하며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13일 오전 기준 유럽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브렌트유 26년 7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3.56달러 오른 배럴당 107.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3%대 상승률을 보이며 주요 원유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 26년 6월물은 배럴당 102.09달러로 전일보다 0.09달러 내렸다. 장중 102달러선을 지키고 있지만 등락률은 -0.09%로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다. 같은 날 아시아권 지표로 여겨지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03.76달러로 3.06달러 상승해 3.03% 올랐다. 세 유종 가운데 WTI만 소폭 밀리고 브렌트유와 두바이유가 큰 폭으로 뛰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브렌트·두바이유 강세...중동 공급 우려 반영
국제유가의 상방 압력은 중동 정세 불안과 공급 차질 경계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장기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해상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차질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시장일수록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두바이유는 국내 정유업계와 아시아 시장에서 기준 가격 역할을 하는 만큼 이번 상승은 역내 원가 부담과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두바이유 종가는 하루 새 3% 넘게 뛰며 103달러대로 올라섰다. 브렌트유 역시 107달러선을 회복하면서 글로벌 벤치마크의 강한 상승 흐름을 확인시켰다.
◆WTI는 숨 고르기...100달러대는 유지
WTI는 브렌트유와 달리 장중 소폭 하락했지만 100달러선을 웃도는 고점 구간을 유지했다. 절대 가격 수준만 놓고 보면 시장의 긴장감이 여전히 크다는 뜻이다.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성 매물과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상단을 일부 누르면서 브렌트유 대비 상승 탄력이 제한된 것으로 읽힌다.
다만 WTI가 102달러선에 머문다는 점 자체가 공급 불안 심리를 반영한다. 국제 원유 시장은 지정학적 변수에 매우 민감한 구조여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가격 변동폭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유종별로 등락 차별화가 나타나더라도 전체 시세 수준은 높은 구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유가 여파, 물가와 내수에도 부담
유가 오름세는 금융시장과 실물 경기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올라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현지 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둔화 속도를 늦추고 금리 경로에 대한 경계감을 키운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도 부담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취업자 증가폭은 7만4천명으로 16개월 만에 가장 작았고, 청년층 고용률도 내렸다. 운수·창고업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유가 상승과 물동량 감소 영향으로 확대 폭이 둔화됐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감소도 함께 나타나 소비심리 위축 우려를 키웠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100 아래로 내려왔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운송비 부담 확대 △석유화학 원가 상승 △생활물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내수 회복에도 제약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가격 부담 우려까지 커지면서 식품·주류업계 포장 비용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중동 정세와 주요 산유국 공급 흐름, 미국 물가 및 통화정책 경계감이 유가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가 급등한 가운데 WTI도 100달러선을 웃돌고 있어 국제 원유 시장의 긴장 국면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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