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황] 금 4700달러선 붕괴…WTI 다시 100달러 돌파
연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져…곡물시장도 강세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금값이 하락했다. [출처=삼성금거래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552778-MxRVZOo/20260513082200418bxvk.jpg)
한때 양해각서 체결 가능성까지 언급됐던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유가는 일주일만에 다시 100달러를 돌파했고 금·비트코인은 약세로 돌아섰다.
곡물 작황부진에 미 CPI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30%대로 높아졌다.
금, 인플레이션·금리 인상 우려에 이틀째 하락
국제 금 가격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와 이에 따른 금리 인상 전망 강화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긴축 기조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금값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은 전장 대비 42.70달러(0.90%) 내린 온스당 4686.00달러에 거래됐다. 금 선물은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 3월(+0.9%)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유지한 가운데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반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예상치(+0.3%)를 웃돌았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4.0%를 상회했다. 이는 지난 3월 하순 이후 처음이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내 25bp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존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국제유가 상승도 금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글로벌 원자재 전략헤드는 "유가 상승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금 가격이 이에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물 은 선물 가격도 소폭 하락한 온스당 85달러대 후반에서 거래되며 6거래일 만에 상승 흐름이 멈췄다.
국제유가, 이란 협상 교착에 3거래일 연속 상승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WTI는 전장 대비 4.11달러(4.19%) 오른 배럴당 102.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5일 이후 처음이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의 큰 틀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후 협상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개발을 100% 중단시킬 것이라며 고농축 우라늄 회수 방침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이란 측이 강하게 반대하는 사안으로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이달 말까지 사실상 폐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원유 생산과 교역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은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을 지낸 아모스 호흐스타인은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사실상 얼어붙은 분쟁 상태"라며 "유가는 올해 남은 기간과 2027년까지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리, 공급 차질 우려·AI 수요 기대에 3개월래 최고치
구리 가격은 공급 차질 우려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수요 기대가 맞물리며 3개월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는 투자 펀드 중심의 시스템 매수세가 유입되며 구리·알루미늄·아연 가격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브로커사 마렉스의 알래스터 먼로 수석 비철금속 전략가는 "거시경제 부담으로 금속 시장이 잠시 약세를 보였지만 런던 시장 개장 이후 시스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구리 가격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구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세계 3위 구리 생산국인 페루의 전력 문제와 에너지 부족 우려가 부각됐다.
페루 정부는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페루의 운영 유지를 위해 20억달러 규모 국가 보증 대출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광산 운영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공급 불안 심리가 확대됐다.
중국 수요 회복 기대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시장에서는 전력망 투자 확대와 전기차 수요 증가 영향으로 2분기 중국의 정련 구리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제련소 유지보수로 중국 내 생산 감소 가능성도 거론됐다.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 McMoRan)은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 정상 생산 시점이 2028년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미 올해 하반기 회수율 전망을 낮춘 상태여서 공급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곡물시장, USDA 보고서 충격에 밀·대두 급등
곡물시장은 미국 농무부(USDA)의 5월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WASDE)과 작황 보고서 발표 이후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겨울밀 생산량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밀 가격이 급등했고 대두 역시 예상보다 타이트한 신곡 재고 전망에 강세를 보였다.
USDA는 미국 겨울밀 생산량을 10억4800만부셸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억1100만부셸을 1억6300만부셸 밑도는 수준이다. 전체 밀 생산량도 15억6100만부셸로 전망돼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했다.
특히 HRW(경질 적색 겨울밀) 생산량은 5억1480만부셸에 그치며 공급 우려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캔자스시티 HRW 선물은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겨울밀 작황 악화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미국 겨울밀 우수·양호 비율은 28%로 전주 대비 3%포인트 하락했고 HRW 주요 생산지 작황 지수는 2000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뭄 영향으로 출수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확량 감소 우려도 커졌다.
대두 시장도 강세 흐름을 보였다. USDA는 2026/27년 미국 신곡 대두 기말재고를 3억1000만부셸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3억6600만부셸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 수요 확대 기대와 미·중 무역협상 진전 가능성도 가격 상승 심리를 지지했다.
반면 옥수수 WASDE 결과는 상대적으로 약세 재료로 평가됐다. 미국 신곡 옥수수 기말재고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생산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다만 밀과 대두 강세 영향 속에 옥수수 선물도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암호화폐, 지정학·인플레이션 부담에 약세
암호화폐 시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대 영향으로 전반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란 휴전 상황을 "매우 위태로운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비트코인은 1% 이상 하락한 8만627달러선에서 거래됐고 이더리움은 2.34% 내린 2284.71달러를 기록했다. XRP도 1.44달러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4일 예정된 미국 'CLARITY Act' 법안 심의를 주요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솔라나는 94.65달러로 주요 암호화폐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한 달간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온 데다 솔라나 ETF 자금 유입이 증가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한편 일본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코인체크그룹은 일본 통신기업 KDD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KDDI는 약 6500만달러를 투자해 코인체크 지분 14.9%를 확보할 예정이다.
뉴욕증시, 반도체 차익실현에 혼조 마감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11% 상승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6%, 0.71%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특히 최근 상승세를 주도했던 반도체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퀄컴은 11.46% 급락했고 인텔과 마이크론도 각각 6.82%, 3.61%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3% 내렸다.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46%로 올랐고 30년물 금리는 5.03%를 기록하며 다시 5%선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확대 반영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까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이상 인상될 가능성은 하루 만에 24%에서 36%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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