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북미·동남아로 외형 확대...금융사 인수·합작법인 설립

이지영 기자 2026. 5. 1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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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통한 해외 자산 급증에도 국내 보험사 수익성 악화
보험중개·금융투자·은행업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인오가닉 전략이 주류
국내 보험사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내수시장을 넘어 북미·유럽·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쳇 gpt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내수시장을 넘어 북미·유럽·동남아와 같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들이 현지법인 설립과 인수합병(M&A), 글로벌 제휴 확대를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면서 해외점포의 자산과 순이익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고금리와 환율 변동성, 손해율 상승의 영향으로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둔화되며 수익 증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가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13일 금감원이 발표한 '2025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점포를 운영 중인 12개 보험회사의 해외점포 당기순손익은 1억9700만달러(한화 약 2801억8000만원)으로 2024년 대비 3790만달러가 증가했다.

같은기간 생명보험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억930만달러로 2024년 대비 4530만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신규 해외점포 편입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8770만달러로 2024년 대비 740만달러가 감소했다. 미얀마 지진과 태국 홍수 등 동남아시아 지역 대형 자연재해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영업망은 총 46개 점포로 생명보험사 해외점포 1곳이 순증했으며 손해보험사 해외점포 역시 1곳 늘어 2024년 대비 2곳이 증가했다. 현재 12개 보험회사가 11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다만 해외 거점은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베트남 7곳·인도네시아 6곳·중국 4곳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서만 28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외에 미국 14개·영국 3개·스위스 1개 점포가 진출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162억4000만달러(약 23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대비 89억달러가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부채는 120억2000만달러, 자본은 4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 해외점포 확장 가속에도…"국내 보험 본업 수익성 흔들"

이처럼 보험사들이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반 둔화되며 수익성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KB손해보험·KB라이프생명·신한라이프·신한EZ손해보험·하나생명·하나손해보험·동양생명 등 주요 금융지주 보험 계열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004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34.5%가 감소했다.

반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비롯한 5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총 6조19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25년 동기 대비 9.8%가 증가한 호실적을 거뒀다. 은행 중심의 실적 개선 흐름과 달리, 보험 계열사들의 수익성은 뚜렷하게 둔화된 모습을 보여 금융지주 전반의 실적 흐름과도 대조를 이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둔화의 배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꼽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리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됐고, 투자손익 감소폭도 커졌다는 것이다.

KB금융 계열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007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36%가 감소했다. 보험손익 역시 1828억원으로 30.5%가 줄었다. 이는 장기보험 손익 감소와 함께 일반보험·자동차보험이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KB라이프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손익 감소와 세법 개정 영향으로 예실차 부담이 확대되며 순이익이 8.2% 감소한 798억원에 그쳤다.

신한금융의 대표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라이프 역시 보험손익과 금융손익이 동시에 악화되며 순이익이 37.6% 감소한 103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EZ손해보험은 97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2025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우리금융 산하 동양생명도 투자손익 급감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250억원에 머물며 2025년 대비 45.8%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87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84%가 줄었다.

하나금융 계열 보험사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79억원으로 2025년 대비 34.7%가 감소하며 주요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100억원을 밑돌았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 "손해율·금리 부담 확대"…인오가닉 전략 앞세워 해외 M&A 가속할 것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실적 둔화를 넘어 구조 변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수합병과 신규 점포 편입을 통한 외형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손해율 상승과 투자손익 변동성 확대로 본업의 수익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예실차 확대에 따른 보험손익 둔화와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손익 감소로 당분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장기적 성장과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리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투자손익에 부담이 되지만, 킥스 개선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부채 산정 할인율이 상승하면서 장부상 부채 규모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주요 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킥스 비율이 전반적으로 5~10%p가량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KB손해보험·KB라이프·신한라이프 등 일부 보험사는 올해 1분기 보험게약서비스마진(CSM)이 증가하며 장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이에 보험업계는 단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보장성보험 중심의 성장 기반은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보험사들의 해외 전략도 한층 다변화되는 분위기다. 손해보험 중심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보험중개·금융투자·은행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 법인을 직접 설립하는 방식보다 이미 시장 기반을 확보한 회사를 인수하는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초기 투자 부담은 크지만 시장 안착 속도와 실적 반영 효과가 빠르다는 점이 장점이다.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의 경쟁력이 단순한 국내 시장 점유율보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 역량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와 더불어 성장성과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춘 신흥국의 전략이 이어지며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은 손해율 상승과 투자손익 변동성 확대의 영향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보험사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에서 보장성보험과 금융투자 중심의 수익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손익 둔화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도 수익 구조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북미·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금융사 인수와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장기 성장 기반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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