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의혹 드러났는데…박상용 겨우 '정직' 징계 청구
대검, 박 검사 징계 청구…수사절차 위반 인정
술 반입 인정하고 책임은 안 물어…논란될 듯
법무부 감찰위 판단 주목…징계 수위 바뀌나
여 "부패 박상용, 엄중하고 강력한 징계해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 의혹이 불거진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대검찰청이 '정직' 징계를 청구했다. 다만 이번 징계 청구가 수사절차 위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국회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조작 수사·기소 의혹까지 포함한 엄중 처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권에서 나온다. 향후 특검 수사를 통해 의혹 전반을 규명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검찰청은 12일 오후 "박 부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해 ▲다른 사건의 수사를 언급하며 부당하게 변호인을 통해 자백을 요구한 사실 ▲수용자를 소환조사했음에도 수사과정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 ▲음식물 또는 접견 편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공한 사실 등 수사절차상의 관련 규정들을 위반한 비위 사실을 확인했다"며 "대검 감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날 박 부부장검사에 대해 징계 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관리 소홀로 술 반입·제공된 것을 방지하지 못한 점, 불필요한 참고인 반복소환의 점에 대하여는 대검 감찰위원회 의결 결과를 존중하여 징계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고 덧붙였다.
수사절차 위반 넘어 조작수사 의혹 확산

아울러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공개한 통화 녹취에서 허위 자백을 대가로 형량 거래를 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검사는 연어·술파티 약 한 달 뒤인 2023년 6월 19일 서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이화영 씨가 사실은 법정까지 유지시켜줄 그런 진술이 필요한 거고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 있고"라고 했다.
특히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바꾸기 위해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이 전 부지사 지인들에 대해 별건 수사를 벌이며 회유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전 부지사가 주변인에 대한 수사로 괴로워하는 상황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2023년 5월 25일 통화에서 서 변호사가 박 검사에게 "우리가 입장 변화를 하면 여러 가지들은 이제 다른 것들은 다 그냥 안 하시는 거예요?"라며 이해찬 전 총리 재단후원자와 이 전 부지사 지인 이름을 언급하자, 박 검사는 "구체적인 부분은 한번 상의를 하시죠"라며 "정확하게 얘기를 해 주시면 제가 되는 부분 '된다 안 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해서 어떤 부분은 하겠다"고 답했다.

술 반입 인정하고도 책임은 안 물어
법무부 판단 주목…징계 수위 바뀌나
박 검사는 그동안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특정 진술의 대가로 '연어·술 접대'를 한 사실이 없으며, 서 변호사와의 통화도 법리적인 내용을 설명한 것일 뿐 회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검이 이날 징계 청구와 관련해 발표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검사실에 술과 연어 등 음식이 반입된 사실과 접견 과정에서 각종 편의가 제공된 사실, 수사과정확인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사실 등 수사절차상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감찰위에서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검TF도 8개월간 조사 끝에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술을 반입했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최근 대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검이 술 반입 자체를 인정하면서도 박 검사의 책임을 묻지 않은 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박상웅 전 쌍방울 이사가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를 구입한 법인카드 결제 내역 등이 확인됐고, 관련된 의혹들이 국회 국정조사 결과보고서에 담겼음에도 박 검사에게 전혀 책임을 묻지 않은 점은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판단에 따라 징계 수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원지검 검사들이 이 전 부지사의 '연어·술 파티 위증 의혹 사건' 증인 신청에 불만을 갖고 집단 퇴정한 사건과 관련해 최근 대검 감찰위가 징계 불가라고 판단했지만 정 장관이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하겠다"며 판단을 뒤집은 사례가 있는 만큼, 법무부가 대검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박 검사의 정직 징계 청구 사실이 알려진 뒤, 여권에선 엄중 처벌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열 명의 범인을 놓칠지언정 단 한 명의 억울한 죄인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사법의 원칙"이라며 "그 누구보다 이러한 원칙을 지켰어야 하는 검사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건 조작에 앞장섰다"고 박 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징계 청구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법무부는 부패한 조작검사 박상용을 향해 엄중하고 강력한 징계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조작검사들의 비위를 끝까지 파헤쳐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동시에 더는 정치검찰의 행태가 존속할 수 없도록 민주적 사법체계 확립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전날 감찰위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징계 처분이 최종적으로 내려졌는데 그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취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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