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의 든든한 방패…포트폴리오 10%, 반드시 ‘이것’ 채워야 [오일전문가의 배럴 토크]
탄화수소의 기초부터 한국 정유사의 고도화 전략, 그리고 글로벌 오일 메이저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관통하는 통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동성 장세에서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에너지 자산’ 투자전략을 제언한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기본적으로 단 두 가지 원소, 탄소 그리고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성분적 특성 때문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통칭해 ‘탄화수소(hydrocarbon)’로 부르기도 한다. 다양한 탄화수소 분자를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방식이 있는데 그중 가장 흔하게 분류하는 방법은 바로 탄소의 개수로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탄소가 하나인 것은 C1(메탄), 두 개인 것은 C2(에탄), 세 개인 것은 C3(프로판) 그리고 네 개인 것은 C4(부탄) 식으로 계속 이어진다.
탄소 개수에 따라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제품을 대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경질유와 중질유, 무엇이 다른가
탄화수소는 구조가 단순한 만큼 분자를 자르거나(Cracking) 붙이는(Synthesis) 것이 비교적 자유롭다. 정유사는 열과 촉매를 활용해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이를 고도화 공정(Upgrading Process)이라 한다. 예컨대 가스 성분을 합쳐 액체 연료로 만드는 GTL(Gas to Liquid)이나 가치가 낮은 무거운 잔사유를 잘게 쪼개 휘발유나 경유로 변환하는 RFCC(Residue Fluidized Catalytic Cracking)와 HYC(Hydrocracking)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고도화 공정은 비록 초기 투자 비용은 높으나 단순 정제 공정 대비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여 정유사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원유는 밀도에 따라 경질유와 중질유로 나뉜다. 이름 그대로 경질유는 가벼운 성분이, 중질유는 무거운 성분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기 속에서 “한국 정유사는 중동 원유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원가 절감을 위해 값싼 중동산 중질유를 사와서 이를 앞서 언급한 고도화 설비로 처리해 비싼 경유나 항공유를 최대 생산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즉 잔사유가 많이 나오는 중동산 중질유가 우리나라 정유 공장 운전에 더 효율적이다.
만약 공급망 문제로 미국산 경질유 도입을 늘리게 되면 원유 도입 비용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고도화 설비에 넣을 잔사유가 부족해진다. 결과적으로 설비 가동률이 떨어지고 우리가 주력으로 수출하는 항공유와 경유의 생산 수율도 감소하게 된다. 이는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관련 정제품 가격을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봉쇄가 해제되더라도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량을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수개월 혹은 수년이 소요될 수도 있어 정제품 가격은 전쟁 이후에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엑슨모빌 vs 페트로브라스
이러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투자 후보는 엑슨모빌(ExxonMobil)과 페트로브라스(Petrobras)다.
엑슨모빌은 국영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오일 메이저다. 최근 상업 생산을 시작한 가이아나 심해 광구와 미국의 퍼미안(Permian) 셰일층 그리고 전 세계에 분포한 광범위한 육해상 유전 포트폴리오를 통해 압도적인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곳곳에 총 21개의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을 운영 중이다.
반면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 연안의 심해 유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FPSO(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하적 설비) 약 46대를 운영 중이며 심해 채굴 분야에서 독보적인 효율성을 보여준다.
두 기업의 2025년 기준 운영 특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엑슨모빌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배당금을 연속 인상하는 등 주주환원에 매우 적극적인 기업이다. 2020년 COVID19 팬데믹 당시 배당을 한 차례 동결했을 뿐 삭감하지 않았다. 현재 배당성향 59%의 안정적인 구조에 매년 강력한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전 세계에서 FPSO를 가장 많이 운영하는 기업으로 생산 효율이 높은 심해 유전 덕분에 막대한 현금을 창출한다. FCF(잉여현금흐름)의 45%를 배당하는 투명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 중이나 대주주인 브라질 정부 개입이라는 정치적 리스크도 동시에 존재한다.
에너지 섹터를 항시 보유하자
현재 고유가 상황과 맞물려 두 기업의 현재 주가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향후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해제되는 시점을 주목해 보길 권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유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할 것이고 그에 따라 주가 역시 단기적인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 시점을 우량한 에너지 자산을 저렴하게 확보하는 장기 투자의 진입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제안해 본다. 에너지의 가치는 인류의 삶의 질이 유지되는 한 지속될 필수 자산이다. 따라서 자산 포트폴리오에 에너지 섹터 비중을 항시 10% 수준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가속화 장기투자 법칙’ 저자·오일전문가 임인홍
☞닉네임 ‘오일전문가’로 활동하며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정세 분석 및 투자 전문가. 현재 쿠웨이트 국영 오일 컴퍼니(KOC) 현직자로 근무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최전선에서 얻은 현장 데이터와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한다. 특히 최근 미국-이란 전쟁 국면에서 정교한 정세 예측과 압도적인 수익률을 증명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배당주 장기투자를 통해 10억원의 자산을 80억원으로 증식시킨 실전 투자자이기도 하며 ‘가속화 장기투자 법칙’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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