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핵무기’에 비유되는 AI, 미·중 정상회담 핵심 의제로 부상하나?

전현진 기자 2026. 5. 1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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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가 군사 작전에 동원되고 사이버 보안을 한 번에 무너뜨릴 강력한 무기로 거론되면서 냉전 시대 핵무기를 둘러싼 미국과 소련의 갈등에 비유되기도 한다.

CNBC는 11일(현지시간) “미·중 AI 경쟁이 냉전 시대 핵 위협과 비교될 만큼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두 정상이 AI 안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최신 AI 모델과 관련한 우려를 고려해 충돌 방지 채널 구축을 탐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I 기술 발전이 정부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의도치 않은 충돌을 방지하려는 취지라는 의미다.

AI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는 뚜렷하다. 미국은 중국에 의한 안보 위협이 AI를 통해 확대되는 것뿐 아니라, AI 경쟁이 심화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군사적 충돌 방지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중국은 앞서가는 미국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수출 통제 등 미국의 견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크리스 맥과이어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AI 기반 사이버 공격과 군사·정보 작전이 곧 미국과 동맹국이 직면한 최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60년대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과 소련 지도자들에게 세계적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책임감을 심어주었다”며 “그 이전까지 미·소 핵 협상은 아무 성과가 없었으나 위기 발발 9개월 후 핫라인 협정과 제한적 핵실험 금지 조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이와 유사한 위기감을 경험하지 못한 만큼, 일종의 ‘군비 통제’로 여겨질 수 있는 AI 관련 합의에는 소극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맥과이어 연구원은 “중국은 이러한 대화를 AI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는 데 필요한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기회로 보고 있다”며 “미국과 소련이 서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던 것처럼, 미국과 중국도 상대방의 첨단 AI 모델 개발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AI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AI 연산 작용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할 때는 중국이 85~90%를 장악한 희토류 정제품 등이 필요하다. AI와 반도체 기술력은 미국이 앞서지만, 이를 생산할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은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추격도 빠르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중국의 AI 자립률은 2024년 33%에서 2030년 86%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엔비디아 칩 수출을 통제한 뒤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가 중국 기업 화웨이의 반도체를 채택하는 등 미국의 조치가 오히려 중국의 자립을 가속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합의안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컨설팅기업 유라시아그룹의 왕단 중국 담당 이사는 “기존 수출 통제가 강화되지 않는 것 자체가 베이징에는 큰 성과”라고 SCMP에 말했다.


☞ 트럼프, ‘전쟁’ 안고 베이징으로…14일 시진핑과 회담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112026005#ENT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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