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DS투자 센터장 “주주 간섭 싫으면 상장 안 했어야···총수기업에 혁신 요구하는 채찍이 될 것”

김경민 기자 2026. 5. 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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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주주 자본주의 인터뷰 2회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DS투자증권에서 주주 권익 향상을 위한 상법 개정 이후 한국의 주주 자본주의 평가 및 보완점에 관하여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해 ‘이사충실의무 확대’ 등 자본시장 개혁으로 국내 증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주주 권익이 강화되고 신규 중복상장에도 제동이 걸렸지만 일각에서는 소액주주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커지는 주주 자본주의 움직임 속에서 그래도 한국시장은 여전히 기울어져 있다며 주주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는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났다. ||||
김 센터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DS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이 성장기업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며 “(주주 목소리가 커지면) 오히려 안주하는 총수기업에 혁신을 요구하는 채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지배구조 관련해서도 대표적 전문가인 김 센터장는 이어 “주주의 의견이 싫다면 상장을 하면 안됐다”며 “극단적인 주주가 있더라도 시장은 결국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수렴한다”라고 말했다.

DS투자증권은 증권가에서도 ‘눈치를 보지 않는’ 소신있는 리포트를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센터장은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활성화를 위한 보호 장치와 인센티브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장폐지보다도 부실 기업의 신규 상장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상법 개정으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균형을 맞췄나.

“균형은 맞춰져 가고 있고 많은 성과를 냈다. 여전히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가 상충해 손해볼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만년 저평가 기업은 대주주의 승계를 위해 상장폐지 대신 상장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저평가 기업에 인수 제안이 들어올 때 미국처럼 이사회가 일반주주에게 공시로 알려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만약 주가순자산비율(PBR) 0.2배 회사를 경쟁기업이 PBR 1배에 인수한다고 제안했다고 하자. 현재는 일반주주가 알 수가 없지만, 공시제도가 바뀌면 PBR 0.2배짜리 회사를 누군가 1배에 사려한다는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이사회는 충실의무에 따라 전체 주주 이익 관점에서 계약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소액주주가 보호될 수 있다.”

-일반주주 목소리가 너무 크면 기업 장기 성장이 우려된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상장을 왜 하나. 은행 대출을 받으면 된다. 일부 비합리적 요구를 하는 소액주주가 있지만, 시장은 굉장이 똑똑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수렴된다. 기관투자자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소액주주 운동에 반감을 가질 수 있지만, 일종의 과정이다. 주주 의견이 정말 싫다면 상장을 하면 안됐다. 돈이 필요해서 상장을 한 것이 아닌가.”

-주주 자본주의가 강화되면 과거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한 것 같은 혁신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아무 것도 안하고 방치되는 성숙기업은 SK하이닉스가 될 수 없다. 자본시장 개혁으로 일반주주의 입김이 커지니 경영진이 안주하지 않고 움직이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성장 기업에도 상법 개정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 오히려 배당만 받아먹는 오너 기업들에 대해 (주주들은)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와 같은 혁신을 요구하는 채찍이 될 것이다. 주주들이 인수합병(M&A)을 막긴 어렵다. 제과회사 오리온이 바이오 회사 ‘리가켐바이오’를 살 당시에도 반발이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결국 대주주가 능력이 있다면, 주주들이 성장을 막거나 방해가 되긴 어렵다. 뛰어난 경영자라면 주주들 역시 끝까지 품고 갈 것이다.”

-중복상장 금지를 주주들은 환영하지만 기업은 자금조달을 우려한다.

“상장할 정도로 좋은 비상장 자회사라면 모회사의 주가가 오를 것이다. 그러면 모회사의 주가가 오를 수 있게 청사진을 만들고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유상증자를 하면 된다. 정말 좋은 회사라면 유상증자에 성공할 것이다. 이것이 정석이지만, 대부분은 그 정도로 좋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상장을 시키려는 꼼수가 있다. 모회사 대주주도 일반주주와 똑같이 증자에 참여하면 되지만, 자기 돈을 쓰기 싫어 재벌이 일반주주에게 손을 벌리는 것이다. 알파벳(구글 지주사)이 구글과 유튜브를 상장하다고 생각해보면 황당할 것이다. 물론 모회사 주주에게도 상장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예외적인 경우는 모회사 주주 동의 하에 자연스럽게 (상장이)될 것이다.”

-정부가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하지만, 여전히 효과가 부족하다.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기관도 한 개인이다. 한국엔 지연, 학연 등 너무 많은 연결고리가 있고 기업, 금융기관과 모두 엮여있다.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인 행동을 할 때 받게 될 불이익이 굉장히 크고, 이런 두려움이 내제돼 있다. 모든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 행동을 할 때 선진국 만큼의 인센티브도 없고 보호장치조차 없다. 그걸 마련해주지 않으면 누가 나서서 하겠나. 주주권 행사를 할 때 대형 기관투자가와 연기금이 보호받을 법이 필요하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DS투자증권에서 주주 권익 향상을 위한 상법 개정 이후 한국의 주주 자본주의 평가 및 보완점에 관하여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국 증시의 문제는 무엇인가.

“기존 중복상장을 어떻게 해결할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 중복상장을 해소하려면 상장폐지를 해야하는 만큼 인센티브도 파격적으로 해야한다. ‘좀비기업’ 퇴출을 얘기하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쓰레기’ 같은 회사가 주식시장에 못들어오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업공개(IPO) 기업 10개 중 7개가 IPO 첫 해와 두번째 해에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상장을 통한 투자회수로) 벤처 자금이 돌아야 스타트업을 키울 수 있다고 하지만 증시가 쓰레기장은 아니다. (부실한) 기업이면 벤처캐피탈(VC)이 투자를 실패한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하지, 상장으로 회피하고 (상장으로 조달한) 돈으로 재투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벤처 시장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이 주주는 보는 시각은 달라졌나.

“기업들도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추후엔 (기업에) 인센티브도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정부 기조가 중복상장 등을 기업에 하지 말라는 건데, 잘하는 기업들에겐 이걸 하면 이득이라는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 같다. 기업들이 낮은 PBR을 유지할 이유를 제거해 줘야 한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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