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63억 들여 60가구 난방… 발전기 멈춘 산림청 에너지자립마을

괴산(충북)=윤희훈 기자 2026. 5.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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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충북 괴산 장연면 장암리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

산림청이 추진하는 '산림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의 핵심 시설인 열병합발전기다.

박은식 당시 산림청 차장(현 산림청장)은 지난 1월 괴산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를 방문해 "산림에너지자립마을은 목재칩을 활용해 난방·온수 등 주민 생활 편의를 높이기 위한 탄소중립형 사업"이라며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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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가구 난방에 연 6000만원 절감… “100년 걸려야 회수”
전력 판매 기대했지만… 목재칩 부족에 발전 중단
충북 괴산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 /윤희훈 기자

지난 7일 오후 충북 괴산 장연면 장암리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 보일러에서 나오는 열기로 실내는 후끈했지만, 한쪽에 설치된 발전 설비는 멈춰 있었다.

산림청이 추진하는 ‘산림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의 핵심 시설인 열병합발전기다. 발전기를 돌리려면 수분 함량 15% 이하의 1급 목재칩이 필요하지만, 연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현재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에 보관 중인 목재칩. /윤희훈 기자

◇63억원 들였지만… 발전 설비는 ‘멈춤’

산림에너지자립마을은 산촌 지역의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난방과 전기를 자체 생산·공급하는 사업이다.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총사업비는 63억원. 국비 22억원과 지방비 26억원, 지방소멸대응기금 15억원 등이 투입됐다. 시설에는 목재칩 보일러 2대와 열병합발전 설비가 설치됐다.

현재 이 시설은 장암리 일대 60가구에 중앙 공급 방식으로 난방과 온수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담하지만, 개별 난방보다 비용이 줄어든다고 한다. 에너지공급센터 측은 가구당 연간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약 100만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60가구 전체 절감액은 연간 약 6000만원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투자비 회수에는 100년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목재칩 보일러의 내구연한은 20년, 열병합발전 설비의 내구연한은 15년에 불과하다. 핵심 설비 수명을 고려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산림청이 기대했던 전력 판매 사업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산림청은 당초 미이용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난방비와 전기요금을 줄이고, 남는 전력을 판매해 수익까지 낼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또 집진 설비와 탄소 회수 시스템을 통해 개별 난방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산촌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괴산군은 발전기용 목재칩 공급 기반을 만들겠다며 추가 예산을 투입해 인근에 산림자원순환센터까지 조성했지만, 정작 목재칩을 생산·건조하는 핵심 장비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설치하지 못했다.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 내 열병합발전기. 원료 공급난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윤희훈 기자

◇봉화·화천 이어 영덕까지… 반복되는 논란

비슷한 문제는 이전 사업에서도 반복됐다. 경북 봉화에서는 53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 산림탄소순환마을 시범사업을 추진했지만, 연료비 부담과 설계 문제 등이 겹치며 가동 1년도 안 돼 멈춰 섰다.

강원 화천의 목재펠릿 기반 중앙난방 사업 역시 낮은 효율성 논란이 이어졌고, 국정감사에서는 “애물단지”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산림청은 사업 확대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규 사업 대상지로 경북 영덕을 선정했다. 영덕 프로젝트에도 국비 22억원 등 총 65억원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박은식 당시 산림청 차장(현 산림청장)은 지난 1월 괴산 담바우 에너지공급센터를 방문해 “산림에너지자립마을은 목재칩을 활용해 난방·온수 등 주민 생활 편의를 높이기 위한 탄소중립형 사업”이라며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목재칩을 생산할 목적으로 건설한 괴산 산림자원순환센터. 센터 내부는 비어져 있었다. /윤희훈 기자

◇“재정 낭비” vs “에너지 복지”… 엇갈린 평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경제성이 낮아 재정 낭비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산촌 지역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명원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국내 미이용 바이오매스를 활용한다는 취지는 의미가 있지만, 원료 수집·운반 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내에서 목재 칩을 생산하는 비용이 해외 수입보다 더 비싼 구조”라고 말했다.

반면 산림청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산촌 지역 에너지 복지를 높이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에너지 공급은 단순 수익성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공공적 성격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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