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게 잘나가더라"…남양유업 살린 효자 상품의 정체

남양유업이 최대주주 변경 이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서며 6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단순히 비용만 줄인 게 아니라 조직·제품·유통·품질 체계를 동시에 손보며 수익 구조 자체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영업이익 51억원 기록
12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2022년 866억원, 2023년 715억원, 2024년 98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인 끝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낸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눈에 띄는 점은 매출이 줄었는데도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남양유업 매출은 2022년 9646억원에서 지난해 9141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회사는 '무조건 많이 파는 구조' 대신 '덜 팔아도 남는 구조'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식품업계가 외형 경쟁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고정비와 물류비, 판촉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수익성이 낮은 유통 채널과 제품군을 정리하고 생산·물류 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했다. 잘 팔리더라도 남는 게 적은 제품은 줄이고 고단백·저당·기능성 제품 비중을 높였다. 건강 트렌드에 맞춘 제품 전략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대표적인 사례가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이다. 남양유업은 기존 제품보다 단백질 함량을 높인 ‘테이크핏 맥스’를 리뉴얼 출시하고 초고단백 제품인 ‘테이크핏 몬스터’도 새로 선보였다. 발효유 제품군에서는 ‘불가리스 유당 제로’, ‘불가리스 설탕 무첨가 플레인’ 등을 출시하며 저당 트렌드에 대응했다. 우유 제품도 ‘맛있는 우유 GT 슈퍼제로 락토프리’처럼 지방과 유당 부담을 줄인 기능성 제품 중심으로 재편했다.
기존 인기 브랜드를 활용한 확장 전략도 이어졌다. 초코에몽 브랜드는 ‘말차에몽’, ‘초코에몽 미니 무가당’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업계에서는 “예전처럼 신제품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이미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건강 트렌드에 맞춰 재해석하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주 소각·특별배당도 확대
남양유업은 경영 체계도 크게 바꿨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집행임원제를 도입해 이사회와 경영진 역할을 분리했다. 쉽게 말해 이사회는 감시와 방향 설정에 집중하고 실제 사업 운영은 전문경영인이 맡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 체계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 문화 변화도 함께 추진했다. KPI(핵심성과지표)를 새로 정비하고 성과와 보상을 직접 연결하는 체계를 강화했다. 승진 패스트트랙과 직급 간소화도 도입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실무 조직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관리 투자도 확대했다. 중앙연구소는 국제 식품 분석 숙련도 평가 프로그램(FAPAS)에서 영양성분과 미생물 분석 역량 등을 인정받았다. 천안신공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베스트 집유장’ 최우수상을 받았다. 원유 입고부터 검사·저장·생산까지 전 과정 기준을 세분화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
ESG와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희귀질환 환아용 특수분유 지원 사업과 취약계층 후원 활동을 확대했다. 가족돌봄청년 지원과 노인복지기관 제품 후원도 이어가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재활용 포장재 도입과 친환경 교육 활동 등을 확대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2년간 수차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했고 10대 1 액면분할도 실시했다. 올해는 결산배당과 특별배당으로 총 112억원 규모 배당도 시행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흑자 전환을 단순 일회성 반등보다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형 성장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제품 효율과 브랜드 경쟁력,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챙기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고단백·저당 중심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0조 날릴 판"…삼성 '초유의 상황' 최악 시나리오 나왔다
- 엄청난 기회 온다…"1척당 21조" 한국 조선소 '들썩'
- "흑자 냈는데 이럴 수가"…'16% 급락' 개미들 제대로 물렸다 [종목+]
- "취업 안돼요" 찬밥 신세더니…의예과 제쳤다 '대반전'
- 연중 대목인데 '텅텅'…"올해가 최악" 사장님 비명 쏟아진 곳
- "또 일본 갈 줄 알았는데"…5월 황금연휴 1위 여행지 어디?
- CIS, 첨단 정밀 장비로 日 배터리 업체도 홀렸다
- "한국에 최우선 공급하겠다"…중동 6개국 '깜짝 선언'
- "호텔서 커피 마셨더니…" 조회수 '300만' 대박 영상의 비밀 [현장+]
- "32만전자 간다"…삼성전자, 역대급 잭팟 예고에 주가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