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조정 절차 돌입… 다시 협상대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13일 파기환송심에서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이혼과 위자료는 이미 확정됐고, 남은 쟁점은 재산분할 액수와 지급 방식이다. 재판부가 곧바로 판결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조정기일을 잡은 것은 양측이 금액과 조건을 협의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위자료·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조정기일을 연다. 조정은 재판부가 판결로 결론을 내리기 전 양측 합의를 시도하는 절차다. 조정이 성립되면 추가 상고와 장기 분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지급 시기와 방식, 비밀유지 조건처럼 판결문에 담기 어려운 세부 조건도 정할 수 있다. 조정이 불성립되면 재판부가 대법원 취지에 따라 재산분할액을 다시 산정해 판결한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두 사람의 이혼과 위자료 20억원 부분은 확정하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한 항소심 판단만 다시 심리하라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의 초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나눠줘야 할 재산 규모로 좁혀졌다.
소송은 최 회장이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조정이 결렬되자 사건은 2018년 정식 소송으로 넘어갔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반소를 내고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의 절반가량을 재산분할로 청구했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주식을 혼인 중 부부가 함께 형성한 재산으로 넓게 인정하지 않았다. 노 관장의 기여도 제한적으로 봐 재산분할액은 600억원대에 머물렀다.
항소심은 결론을 크게 바꿨다. 서울고법은 SK그룹 성장과 SK 주식 가치 증가 과정에 노 관장 측 기여가 있었다고 보고,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여원을 인정했다. 항소심이 주목한 부분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300억원이었다. 해당 자금이 SK그룹 성장에 영향을 줬고, 결과적으로 최 회장의 재산 형성과 주식 가치 증가에도 연결됐다고 판단했다. 노 관장이 혼인 기간 가사·양육과 대외적 역할을 수행한 점도 기여로 평가했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재산분할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노 전 대통령 측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더라도 대통령 재임 중 조성된 불법 자금 성격이라면 법적으로 보호할 수 없고, 이를 노 관장의 기여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불법성이 큰 돈을 재산분할 계산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재산분할 대상 범위도 다시 따져야 한다고 봤다. 최 회장이 이미 제3자에게 증여하거나 처분한 일부 재산을 항소심이 분할 대상에 포함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재산을 숨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경영상 필요나 기존 처분으로 이미 빠져나간 재산이라면 현재 나눌 수 있는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결국 파기환송심 조정의 핵심은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넣을 수 있는지,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다. 노 전 대통령 측 자금을 제외한 상태에서 분할 비율을 다시 정해야 하는 만큼, 항소심이 인정한 최 회장 65%, 노 관장 35%의 비율도 조정 테이블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정의 관건은 노 관장이 항소심에서 인정받은 1조3808억여원 중 어느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최 회장 측은 대법원 판단을 근거로 재산분할액 감액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노 관장 측은 장기간 혼인관계와 SK 주식 가치 증가에 대한 혼인 중 기여를 근거로 일정 수준 이상의 분할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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