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고집할 이유 있나”…‘이유 있는’ 산란계 전환 바람

이미쁨 기자 2026. 5.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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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관계가 바뀌었다.'

요즘 육계 계열화업체와 계약농가 간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와 같다.

B업체 관계자는 "사육 수수료는 업체간 영업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으나 상위권 업체 상당수가 2025년 여름부터 연말까지 수수료를 꾸준히 올리는 등 육계농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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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값 강세에 ‘육계농가’ 이탈
수수료 올려 계약 유지 안간힘
농가 잡으려 업체간 경쟁 과열

‘갑을 관계가 바뀌었다.’

요즘 육계 계열화업체와 계약농가 간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와 같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과 그로 인한 달걀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육계 사육농가 중 상당수가 산란계로 축종을 전환하는 데 따른 것이다.

1월23일 시행된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가금 축산계열화사업자는 2년마다 방역관리계획을 수립해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계약농가의 방역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개선 조치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업체는 최대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처럼 업체의 방역 책임을 강화하고자 법이 개정됐지만 현장에선 농가들에게 ‘싫은 소리’ 하기가 난감하다는 업체 관계자의 하소연이 적지 않다. A업체 관계자는 “방역 점검에 나서려 해도 농가에서 방문을 막거나 호통쳐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산란계로의 농가 이탈을 막고자 최근 사육 수수료도 올려줬음에도 농가에게 미흡사항을 강하게 지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B업체 관계자는 “사육 수수료는 업체간 영업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으나 상위권 업체 상당수가 2025년 여름부터 연말까지 수수료를 꾸준히 올리는 등 육계농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닭 사육농가수 변화가 자리한다. 국가데이터처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3월1일) 기준 산란계 농가수는 2020년 948곳에서 2021년 797곳까지 줄었다. 하지만 2022년 919곳으로 늘었고 올해는 1001곳으로 더욱 증가했다. 달걀 산지가격 강세가 이런 흐름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특란 30개들이 한판 기준 달걀 산지가격은 2020년 평균 3312원이었다. 하지만 2020∼2021년 동절기 고병원성 AI가 109건 발생한 이후 2021년 평균 5425원으로 뛰었다. 올들어서도 값 강세는 계속돼 8일 기준 5379원을 기록 중이다.

육계농가가 산란계를 기존 사육 시설을 활용해 평사에서 키우면 ‘2번’ 달걀로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축종을 전환하는 데 매력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난각(달걀 껍데기)에 표시된 마지막 숫자는 산란계의 사육환경을 뜻한다. 2번 달걀은 축사 내 평사 사육한 산란계가 낳은 달걀을 의미한다. 이는 케이지 사육 방식의 3·4번 달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한 육계농가는 “입식·출하 일정에 대한 결정권은 변함없이 업체가 쥐는 등 상당수 거래에서 계열화업체가 여전히 ‘갑’”이라면서 “여름철 사양관리가 어려워 농가에서 입식을 꺼린다면 향후 물량을 배정해주지 않는 식으로 불이익을 주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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