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문답] 가상자산 외환거래 신고 가능해질까

2026년 5월 7일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외국환거래법에 드디어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사업자, 그리고 가상자산이전업무에 대한 명확한 정의규정이 반영된 것이다. 외국환거래법은 오랫동안 가상자산 업계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이 가상자산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즉, 가상자산과 관련한 신고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은행들은 가상자산과 관련된 일체의 외국환거래 신고에 대하여 접수 자체를 불허해왔다.
가상자산은 토큰이고 토큰의 본질은 블록체인을 통해 자유롭게 이전되는 데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토큰은 필연적으로 국경 간 거래에 가장 적합한 가치이전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국경 간 거래는 모두 은행 또는 감독기관에 신고하도록 되어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해외에서 토큰을 조달해야 하는 경우나, 해외 가상자산 사업 등에 투자를 하려는 경우에도 반드시 은행의 신고를 거쳐 국내에서 자금이 나갈 수 있는데 현재 이러한 자금의 외국환 거래 신고가 불가하여 해외에서 토큰을 조달하거나 해외 투자 등이 모두 사실상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이 가상자산을 외국환거래법에 규정함에 따라 업계 입장에서는 '앞으로는 외국환거래법상 가상자산과 관련된 거래 신고를 받아줄 것이 아닌가'하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이번 개정안은 가상자산을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단의 하나로 규율하지 않고 별개의 정의 조항을 신설하였는 바, 이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별개의 입법에 따라 가상자산을 지급수단의 일종으로 보아 외국환 규제 체계에 본격 편입하기 전에, 가상자산의 국경 간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만을 우선 도입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가상자산이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단으로서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는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상 지갑 간 거래를 통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것을 본질적 특징으로 한다. 올해 말 미국의 '지니어스법'이 전면 효력을 발생하게 되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거래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개정으로 인하여 외국환거래법에 가상자산이 명시적으로 규정된 이상, 기존과 같이 은행이 가상자산 관련 거래를 법률적 근거없이 전면적으로 신고 접수를 거부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계기로 가상자산과 관련된 외국환 거래 중 신고수리가 가능한 범위와 구체적인 신고 절차 및 입증 서류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하여, 블록체인의 가치는 결국 분절화된 시장과 대륙을 연결하는 데 있고 이러한 블록체인의 가치가 전세계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 한국의 외국환거래 규제의 효용과 기능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효봉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미래금융전략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