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이긴법률이름을왜붙여썼을까
법령 이름은 단어별로 띄어쓰기
사건명이나 죄명은 붙여쓰기
잘못 써도 바로잡을 필요 없어

법률용어와 일상용어에서 띄어쓰기 원칙은 다르게 작동한다. 한글 맞춤법에서는 통상 띄어 쓰지만 법률용어에서는 붙여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법제처는 2005년부터 관행적으로 붙여 쓰던 법령의 이름을 어문규범에 맞게 띄어쓰기로 표기해 이해하기 쉽도록 변경했다. 그 이전까지 법령의 이름은 하나의 단일한 고유명사로 간주해서 아무리 길더라도 붙여쓰기로 표기했다. '법원 맞춤법 자료집'을 통해 실무에서 헷갈리기 쉬운 법원 특유의 표기법을 정리했다.
복합 명사는 8음절까지 붙여쓸 수도
법령의 이름은 단어별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조사 뒤, 어미 뒤, 부사 앞뒤, 의존 명사 앞에서 띄어 쓰며, 의존 명사 뒤에 조사가 오지 않으면 의존 명사 뒤에서도 띄어 쓴다. 예를 들어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처럼 띄어 쓰는 식이다.
다만 예외도 있다. 조사, 어미, 부사, 의존 명사 없이 복합 명사만으로 이루어진 법령 이름은 최대 8음절까지 붙여 쓸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그렇다. 또 조직, 단체 및 기금의 명칭이 포함된 법령은 8음절이 넘어가더라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법'처럼 모두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된다. 반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을 나타내는 명칭 앞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같이 띄어 써야 한다.
의미 파악 어려우면 띄어쓰기
사건명이나 죄명은 하나의 전문 용어로 취급해 붙여 쓰는 것이 오랜 관행이다. 따라서 '대여금청구등, 사해행위취소, 소유권이전등기말소회복,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약사법위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손해배상(기)및부당이득반환청구의소' 등은 모두 붙여 쓴다.
하지만 판결문 등 본문 내에서 사건명·죄명을 언급할 때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알맞게 띄어 쓰기도 한다. 특히 길이가 너무 길어 의미 파악이 어려울 때는 법령명과 마찬가지로 띄어 쓰는 것이 권장된다. 예컨대 '소유권이전등기청구사건'을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사건'처럼 띄어 쓰는 식이다.
보조참가인과 소송대리인은 원고, 피고 등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된다. 즉, '원고 소송대리인'이 원칙이나 '원고소송대리인' 역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소외', '청구외', '신청외', '사건외' 등의 용어나 이를 대신해 호칭하는 말 다음에 오는 명사는 반드시 띄어 써야한다. '소외 회사', '신청외 갑', '갑 회사', '을 피고인' 등이 그 예시다.
그 외에도 일상생활에서는 띄어 쓰지만, 법원에서는 전문용어로 보아 하나로 붙여 쓰는 단어들이 존재한다. '경매개시결정, 매각허가결정'이나 '목적부동산, 구분소유, 전유부분, 공유부분', '시간외근로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직권증거조사, 직권조사사항', '청구취지, 항소취지', '혈중알코올농도' 등이 대표적이다.
띄어쓰기는 판결 경정 대상 아냐
띄어쓰기 오류는 원칙적으로 판결 경정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판결 경정은 판결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 등 오류가 있을 때 이를 바로잡는 절차를 말한다.
법률가들은 법률용어의 띄어쓰기가 한글 맞춤법과 일치하지 않는 사례들이 존재하지만 이런 불일치를 단순히 잘못된 표기로 보기보다는 법률 문장 고유의 기능적 특성으로 이해할 필요다고 설명한다.
김광재(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법률용어는 전문용어가 많아서 띄어쓰기는 일반적인 한글 맞춤법과 차이를 보인다"며 "법조인이 작성하는 법률 문서 및 문장은 규범에 대한 해석이나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련되므로 법률 용어의 표기 방식, 특히 띄어쓰기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률용어의 경우 가독성을 위해 띄어 쓰는 것보다 붙여 쓰는 것이 편하게 읽힌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변호사는 "판결문에서 법률용어를 띄어 썼더라도 따옴표 등을 통해서 하나의 단어인 것처럼 표시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법률용어의 띄어쓰기 방식에 대한 질의에 "사전에 올라와 있지 않더라도 (법률용어와 같은) 전문어라면 띄어 씀이 원칙이지만 붙여 씀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제목으로 쓴 <이긴법률이름을왜붙여썼을까>의 올바른 띄어쓰기는 <이 긴 법률 이름을 왜 붙여 썼을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