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외국인 매도로 급락했지만… 코스피 1만도 가능”

코스피가 12일 8000선 진입을 코앞에 두고 큰 출렁이다가 후퇴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7999.67까지 올랐다가, 갑자기 장중 한때 5% 넘게 폭락세를 보이다 회복돼 결국 2.29% 하락한 7643.15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 등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원 넘게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한 영향이다.
본지는 12일 한국투자·미래·NH·KB·삼성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서면 인터뷰 등을 통해 긴급 진단을 부탁했다. 이날 급락한 데 대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부분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차익 실현”이라며 중장기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센터장들은 모두 이번 상승장이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에 기반을 둔 흐름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며,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너무 빨리 오른 만큼 하반기에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핵심은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
리서치센터장들은 모두 이번 상승장의 핵심 동력으로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을 꼽으며, 향후 증시 추가 상승 여부도 결국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 사이클이 지속할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지수를 이끌고 있으며, 이익 전망과 수급 환경만 놓고 보면 코스피 1만도 가능하다”고 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이번 AI 투자 사이클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과거와 달리 공급 증가 속도는 제한적이다”라며 “반도체 업체들이 장기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이익의 질을 개선하고 밸류에이션 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라고 했다.
◇“실적 기반 상승”… 버블 논란 일축
센터장들은 최근 증시 급등에 함께 커지는 버블(거품) 논란에는 대부분 선을 그었다.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가 지수 상승 속도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빠른 이익 추정치 상향과 특정 업종 쏠림에 대한 불편함은 존재한다”면서도 “현재 속도에 대한 부담 이외에 주당순이익(EPS) 추세 자체를 훼손할 만한 요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현재 상승은 실적 상향에 기반한 흐름”이라며 “중요한 것은 실적 전망치를 코스피가 뒤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연간 전망 범위 상단을 8400으로 제시하며 “한국 증시는 수익성(ROE)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여전히 글로벌 주요 증시보다 낮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당분간은 반도체 중심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조선·방산·금융 등 다른 업종으로도 상승 흐름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6월 과열권 진입 가능성” 우려도
단기 급등 이후 한 차례 조정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만큼 6월에는 과열권 진입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과열권에 진입할 경우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증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고유가에 따른 물가와 통화정책 경계감, 지정학 리스크 협상 불확실성, 시장 쏠림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이 단기 불안 요인”이라면서도 “연말까지는 이익 성장 모멘텀이 증시 상승 동력으로서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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