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조선족 - 경계에 서다
"조선족이라서 중국인도 아닌 것 같고 한국인도 아닌 것 같고"
1992년 한중 수교를 기점으로 중국 동포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30여 년이 흘러, 당시 3만 5천 명이던 중국 동포의 수는 이제 67만 명에 이른다.
국내 체류 이주민 중 가장 큰 집단이 됐지만 이들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시사기획 창'은 중국 동포가 한국 노동시장에서 해온 역할을 분석하고, 이들을 둘러싼 비자 정책과 사회적 인식의 배경을 짚었다.
■ 한국이 필요로 했던 사람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동포들은 한국 노동 시장의 빈자리를 채워왔다.
현재 건설 현장 외국인 노동자의 80% 이상, 수도권 요양병원 간병인의 80~90%는 중국 동포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는 "동포가 빠져나가면 건설 현장의 숙련 시장이 어려워지고, 간병 시장은 금방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다.
■ 동포? 외국인 노동자? 혹은 '짱 X'?
중국 동포의 비자는 오랫동안 단순 노무만 가능한 방문취업(H-2) 비자와 재외동포(F-4) 비자로 나뉘어 있었다.
처음부터 재외동포 비자를 받을 수 있었던 미국·일본 국적 동포들과는 다른 점이다.
20년 가까이 나뉘어져 있던 비자는 올해 초 하나로 통합됐다.
중국 동포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확인했다.
'시사기획 창'이 전국 성인 1,03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미국·일본·고려인 등 다른 국적 동포 집단에 대한 호감도는 30% 수준이었지만, 중국 동포에 대한 호감도는 8.4%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혐오 집회 세력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서울 명동에서 시작된 혐중 집회는 대림동 등 동포들의 주거 지역까지 확산됐고, 시위대는 초·중·고교가 있는 거리까지 행진했다. 학생들까지 혐오 발언에 노출된 것이다.
온라인에만 있던 혐오가 표면으로 표출된 위험 신호를 진단한다.
■ 연변의 청년들, 새로운 선택
취재진은 중국 동포들의 고향인 연변 조선족자치주에서 새로운 세대의 동포들을 만났다.
K-팝과 한국 드라마에 익숙한 연변의 청년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이지만, 더 이상 유일한 길은 아니다.
부모 세대가 건설 현장과 식당, 요양 병원 등에서 일했다면, 이들은 사무직과 기술직을 원하고, 상해와 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로도 눈을 돌린다.
■ 경계에 선 사람들, 한국 사회가 답할 차례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한국에서, 67만 중국 동포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전문가들은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동포의 정착과 통합이 어렵다면, 비 동포 외국인과의 공존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동포와의 공존은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한국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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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 최은진
촬영기자 : 권순두
영상편집 : 성동혁
조연출 : 윤상훈
자료조사 : 김선경
방송 : 2026년 5월 12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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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기자 (ejc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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