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전용 패키지까지"…광활한 '오키나와 테마파크' 가보니 [영상]
오는 7월 개장 1주년 앞둬
한국인 방문객 증가에 전용 패키지도 출시
무더위, 언어장벽 해소는 과제로 남아

일본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서 차로 1시간30분. 고속도로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자 울창한 아열대숲 사이로 거대한 시설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키나와 본섬 북부지역인 구니가미손에 자리한 테마파크 '정글리아'다.

지난 8일 방문한 정글리아에 들어서자 커다란 열기구가 첫 눈에 들어왔다. 해발 200m 상공에서 대자연의 절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호라이즌 벌룬이다. 탑승 대기 중 기구를 보니 바람에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이 꽤 아찔해 보였다. 막상 올라타니 몸으로 느껴지는 흔들림은 생각보다 적었고, 얀바루 국립공원 일대 전망이 시야에 들어왔다. 정글리아를 한 눈에 소개하는 방식으로는 이보다 나은 게 없어 보였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얀바루 국립공원과 맞닿은 약 60만㎡(약 18만1500평) 부지에 오키나와 북부의 드넓은 자연을 그대로 살린 테마파크다. 도쿄 디즈니랜드와 비슷한 규모라고 하지만 전체 부지 120ha 중 절반만 개발했다. 지난해 7월 문을 열어 오는 7월이면 개장 1주년을 맞는다.
국내에는 공룡 테마파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키나와 정글리아는 처음부터 공룡 테마파크를 기획한 건 아니었다고 한다. 오키나와 북부의 자연을 그대로 살리되 그 안에서 '흥분'과 '탐험'의 감성을 담아낼 소재를 찾다가 공룡이 낙점됐다는 설명. 도쿄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처럼 정해진 레일 위를 달리는 기계식 어트랙션 대신 방문객이 직접 몸을 쓰고 선택하며 만들어가는 체험형 공간을 지향한다.

사토 다이스케 재팬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다른 테마파크와 달리 정글리아는 파크 내 완결형 테마파크가 아닌 오키나와 북부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체험하는 리조트형 파크"라며 "지금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오키나와의 관광 자원을 소비자 가치로 바꾼 것이 정글리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글리아 오키나와는 한국에서 가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키나와 나하공항까지 비행기로 약 2시간30분, 공항에서 다시 차로 1시간30분이 걸린다.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정글리아만 보러 오키나와로 오는 여행자는 드물다. 츄라우미 수족관, 세계자연유산 나키진 성터가 모두 이 권역에 몰려 있다. 정글리아는 그 동선 안에 새로 끼어든 '추가 선택지'라 할 수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자연의 질감을 살린 요소들이 방문객을 서서히 정글 속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오키나와의 아열대 기후는 녹록지 않다. 개장 초기 가장 많은 불만이 쏟아진 것도 더위였다. 정글리아는 그 이후 꾸준히 손을 봐왔다. 일본 생활용품 기업 비오레(Bioré)와 협업해 냉감 미스트와 자외선 차단 제품을 체험 공간을 곳곳에 배치했고, 파크 내 여러 지점에 대형 미스트 장치도 설치했다. 올 여름에는 최대 260명을 수용하는 실내 휴게 공간과 144석 규모 야외 식음 공간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최고기온 25도 수준을 보인 이날도 조금만 걸으면 땀이 줄줄 흘러내릴 정도였다. 만일 한여름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더위 대책을 단단히 세워야 할 것으로 보였다. 개선 중이라고는 하나 본질적으로 아열대 야외 공간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글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어트랙션은 '다이노소어 사파리'다. 고대 생물 재생 연구소에서 공룡이 탈출한 비상 상황을 다루고 있다. 관람객은 그 비상사태에 투입되는 구조다. 오프로드 트럭을 타고 급경사와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티라노사우루스의 추격을 받는 장면까지 영화 '쥬라기 월드'를 흉내 낸 콘셉트가 민망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보다 몰입감이 있었다. 직원들이 진지하게 연기에 임한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 어트랙션 하나만큼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인 직원이 다이노소어 사파리 다음으로 추천한 어트랙션은 스카이 피닉스다. 짚라인을 타고 발아래 열대우림을 바라보며 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이 어트랙션은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누구나 바로 탈 수 있는 게 아니라 당일 정글리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추첨에 당첨돼야만 이용할 수 있다. 단 프리미엄 패스 소지자는 추첨과 무관하게 탑승할 수 있다. 독특한 운영 방식이긴 한데 탑승을 못 한 방문객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미아가 된 공룡을 찾아 나서는 '파인딩 다이노소어'와 얀바루 숲 고유 동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얀바루 프렌드'는 스토리 기반 탐험형 어트랙션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즐길 수 있는 구성이지만, 일본어를 모르면 이야기의 절반 이상을 놓친다. 이에 정글리아는 한국어 컨시어지를 운영하고 있고, 어트랙션 입장 시 번역기를 제공해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운행을 시작한 얀바루 토네이도는 원을 그리며 돌다가 기구 전체가 기울어지면서 수직으로 회전하는 방식이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서 볼법한 기구형 어트랙션이다. 탑승해 보니 테마파크에는 역시 이런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족 동반 여행객이 많은 만큼 아이가 탈 수 있는 어트랙션 보강이 필요해 보였다.

메인 레스토랑 '파노라마 다이닝'은 새 둥지 모양 좌석이 독특하다. 정글리아 전경을 내려다보며 식사할 수 있는 구조로 오키나와산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로 정글리아의 테마를 살린 다양한 음식이 마련돼 있다. 단순한 끼니 해결이 아닌 절경과 함께하는 식사 체험 자체가 콘텐츠다.
정글리아는 오는 7월1일부터 한국 방문객 전용 '정글리아 패밀리 리조트 팩'을 출시한다. 핵심은 성인 1명당 어린이(4~11세) 1명 무료다. 3세 이하는 별도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파크 입장권과 스파 이용권이 기본으로 포함되고, 파노라마 다이닝 우선 예약권(오후 2시 이후)과 일반 방문객은 들어갈 수 없는 파크 라운지 이용권도 담겼다. 라운지에서는 무료 음료와 전용 스낵을 제공한다.
정글리아 측은 오키나와를 찾는 한국 방문객의 26%가 휴양·리조트 체류를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항목에서 대만이 3%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떻게 보내느냐를 따지는 한국 여행자"를 겨냥했다는 설명이 그냥 하는 말은 아닌 셈이다.

개장 1주년을 앞둔 정글리아는 무더운 날씨와 일본어 중심의 스토리형 어트랙션 운영으로 아쉬움을 샀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해 불편 사항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츄라우미 수족관, 나키진 성터와 함께 오키나와 북부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도 아깝지 않은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키나와(일본)=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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