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보유 ‘당근 특허’ 천만원에 팔아요”…파산기업 특허, 억대 시장 열렸다 [중기+]

홍석희 2026. 5. 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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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
기업은 사라져도 특허는 다시 시장으로
기보, 지난해 64건 이전…기술료 2억4825만원
AI·헬스케어·커머스 특허 시장에 매물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때 국내 3대 소셜커머스 업체였던 위메프가 보유했던 ‘동네 직거래형’ 특허가 1000만원짜리 매물로 나왔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 법원 파산선고가 확정됐고, 현재는 청산 절차가 진행중이다. 기업은 파산 절차에 들어갔지만 기업이 남긴 특허는 사라지지 않고 다른 기업이 사갈 수 있는 기술 자산으로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이다.

12일 기술보증기금(기보) 스마트테크브릿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차 파산기업 보유 특허 입찰 추가공고’에는 ‘오프라인 직거래를 위한 온라인 마켓 제공 시스템’ 특허가 1000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이 특허는 지난 2014년 출원됐고, 출원인은 위메프, 발명자는 위메프의 대주주였던 허민으로 확인된다. 이 특허는 판매자의 실제 거주지, 활동 위치, 영업시간, 상품 정보를 온라인 상점에 연결하고, 이용자 위치정보를 기준으로 가까운 거래 대상을 찾는 시스템 특허다. 지금으로 따지면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과 유사한 시스템이다.

스마트테크브릿지에 등록된 주요 파산기업들이 보유했던 특허 현황. 최저 3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다양한 특허들이 등록돼 있다. [기보]

기보가 공개한 매각 목록에는 위메프의 플랫폼·AI·헬스케어·푸드테크 관련 기술이 다수 포함됐다. ‘AI 모델 기반의 행사 안전을 위한 관리 서버, 방법 및 컴퓨터 프로그램’과 ‘AI 모델을 이용한, 이용자와 프로젝트 간의 적합도에 따른 프로젝트 마케팅 전략 제공 방법 및 서버’ 등도 300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파산한 기업 위메프의 특허가 매물로 올라온 것은 기보가 회생법원으로부터 파산기업 보유 특허 매각을 위탁받아 이를 매각하는 특허 매각사업을 시작한 덕분이다. 지난해가 시범 첫해였는데 이전된 특허는 64건, 기술료는 총 2억4825만원으로 집계됐다. 파산기업이 보유한 특허가 청산 과정에서 소멸하거나 방치되는 대신 중소기업의 새 사업 재료로 다시 유통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사업이 시작되기 전에는 파산기업이 보유했던 특허는 특허연차료 미납 및 시효 소멸 등의 이유로 소멸과정을 거쳤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법인 파산 건수는 2021년 955건에서 2022년 1004건, 2023년 1657건, 2024년 1940건으로 늘었다. 법인 파산 증가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소멸 가능성도 키우는 요인이다. 기보 관계자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에는 정부의 R&D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파산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사장은 국가적 손실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보는 법원과 파산관재인으로부터 특허 중개를 위탁받아 매각 대상을 선별하고, 가격을 산정하고, 스마트테크브릿지에 공고해 수요기업을 찾는다. 매각 대상 특허는 심의회를 거쳐 공고가격이 정해진다. 한 특허에 여러 기업이 신청하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최고가 입찰자에게 매각된다. 단독 신청이면 계약 절차로 넘어간다.

특허 가격은 대부분 300만~1000만원대다. 시범사업 때는 2025년 2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27건을 중개위탁 받아 3주 만에 10건을 매칭했다. 2025년 8월 본사업에서는 매각 대상 28건 중 15건이 계약으로 이어졌고, 최초 공고가 총액 4900만원이던 특허들이 최종 6020만원에 계약됐다. 공고가 대비 약 23% 오른 셈이다. 기보측은 “경쟁입찰이 붙은 한 특허는 공고가 300만원에서 재입찰 낙찰가 580만원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올해 매각 목록에는 지하시설물 측량, 웰패드 이상진단, 수치지도 제작, 건축물 정보 플랫폼 같은 인프라 기술부터 방송 콘텐츠 속 유명인 협찬 패션 아이템 판매 시스템, 온라인 쇼핑 데이터 처리, 메시지 전송 플랫폼, 배송관리 시스템까지 포함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파산기업의 기술은 다시 시장에서 꽃피우고, 소상공인은 더 빠른 재기를 통해 경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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