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협조’ 빅딜 원하지만…관세·무역 일부 합의 그칠 수도
트럼프, 이란과 종전 협력 중점
“대만 무기 지원 문제도 논의할 것”
習 ‘대만 양보’ 카드로 압박 전망
통큰 합의 대신 가시적 성과 집중
미중 ‘지정학 거래’ 선례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위해 13일 베이징에 도착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첫 임기 때인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 6개월 만의 방중이다.
두 정상이 마주 앉은 테이블에서는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미·이란 전쟁 종식은 물론 관세를 포함한 반도체 규제 등 무역전쟁이 논의되며 공식적인 의제나 합의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의 ‘레드 라인’ 대만 문제까지 언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의제들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을 중심으로 가시적 성과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주요 외신 보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의제는 크게 관세와 농산물 구매 및 반도체 수출 규제가 중심이다. 다만 이란 전쟁과 대만 문제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경제·비즈니스 선임고문은 이번 회담의 의제를 미국이 중시하는 경제적 실익 중심의 ‘5B(Boeing, Beef, Beans, Board of Trade, Board of Investment)’와 중국이 강조하는 전략·안보 사안인 ‘3T(Taiwan, Tariffs, Technology)’로 요약했다.

CSIS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종식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봤다. 직전인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 당시 관세 휴전 연장이 최대 이슈였던 것과 비교하면 국제 정세가 너무도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교착으로 정치력에 큰 타격을 입은 채 시 주석과 마주 앉게 됐다며 이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홍콩대 중국 외교 전문가인 알레한드로 레예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종의 외교적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이란 무기·드론 생산에 지원했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과 개인에 잇따라 제재를 가해온 것도 시 주석의 종전 협조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미 재무부는 11일에도 이란산 원유의 대중국 수출을 지원한 개인 3명과 기업 9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긴장이 장기화하면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는 점을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조바심을 미국으로부터 ‘대만 양보’를 얻어낼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백악관에서 시 주석과 대만 무기 지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대만 문제는 (정상회담) 핵심 의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이해득실이 뒤엉켜 있는 의제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란과 대만 문제에서 적당한 양보를 주고받은 다음 무역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중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올해 10월까지로 정한 관세 휴전 기간을 다시 연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에 미국산 대두·돼지고기·소고기·가금류 등 농축산물 구매와 보잉 항공기,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미국 관세에 맞서 꺼낸 희토류 수출통제가 완화될지도 큰 관심사다. 희토류 수출통제 또한 올해 11월 10일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글로벌 정제 비중을 90% 이상 장악한 중국의 희토류 카드는 큰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미국이 일본·유럽 등과 손잡고 희토류 등 주요 광물의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선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희토류 수출통제 완화를 대가로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원하는 중국에 반도체 장비 반출 허가를 내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분은 최근 반도체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금융시장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투자 리서치 업체 가브칼리서치의 루이뱅상 가브 최고경영자(CEO)는 “(미중이) 희토류와 첨단 반도체 장비를 맞바꿀 경우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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