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큰 협곡”…주왕산 사망 초등생, 등산로 400m 떨어진 곳에
실족 또는 방향 상실 가능성

홀로 산길에 오른 초등학생이 실종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경찰청은 12일 오전 10시13분께 주왕산 정상인 주봉 등산로에서 400여m 떨어진 지점에서 실종된 초등학교 6학년 강아무개(11)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소방·국립공원공단·청송군이 인력 347명, 헬기 3대, 장비 58대, 구조견 19마리, 드론 6대를 투입해 사흘째 대규모 수색을 하던 중 경찰 구조견이 주검을 발견했다.

강군은 지난 10일 부모와 함께 주왕산 대전사에 들렀다가 같은 날 정오께 “조금만 산에 올라갔다 오겠다”며 홀로 주봉 방향으로 등산에 나섰다. 강군 부모는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직접 찾아 나섰다가 같은 날 오후 5시53분께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주봉으로 가는 길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한 뒤 강군이 발견되지 않자 이튿날부터 탐방로 주변과 마을로 이어지는 길 등으로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이어 주봉 근처에서 강군을 목격했다는 등산객들 진술에 따라 그 부근에서 실종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 범위를 넓혔다.

구조 당국은 11일에도 밤 11시까지 수색을 벌이는 등 애를 썼으나 강군은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12일에는 수색 작업이 허탈하게 끝나고서도 안개가 끼고 폭우가 내려 주검 수습을 방해했다. 당국은 오후 늦게까지 비가 그치지 않자 결국 사람들을 투입해 이날 오후 4시24분께 산악용 들것으로 강군을 데려왔다. 가파르고 나무가 우거진 협곡에서 발견된 탓에 주검 수습에 어려움이 많았다. 김택수 청송경찰서장은 “눈으로 봤을 때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왕산을 잘 아는 이들은 좁고 가파른 등산로가 어린이에게 더욱 위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인 주봉은 해발 720.6m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들 중에서는 낮은 편이다. 강군이 출발한 대전사에서 주봉까지는 2.3㎞ 떨어져 있다. 도보로는 1시간20분가량 걸린다. 평균 경사로는 22.3%로 비교적 가파르지만 주봉으로 가는 가장 빠른 코스여서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도중에 기암교에서 주봉으로 가는 길은 초입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나무테크, 계단, 안전난간이 설치됐지만 길이 좁고 바위가 많아 초행자에게는 어려운 코스다.
강군이 발견된 곳은 등산로에서 400여m 떨어진 협곡이었다. 샛길조차 없고, 주변은 나무가 우거진데다 바위가 많은 곳이다. 당국은 경사가 심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전했다. 현장을 확인한 김기창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재난안전과장은 “일부러 찾아갈 수 있을 정도의 길이 있는 곳이 아니다. 실족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길을 잃어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사고 당일 근무조의 순찰 경로와 실종자의 경로가 겹치지 않아 (강군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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