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배당금’ 언급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중부일보 2026. 5. 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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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산업 구조 격변기 속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언급한 국민배당금이 화두가 되고 있다.

AI 시대의 메모리 반도체와 전력 장비, 산업 자동화 시스템은 과거의 단순 소비재와 다르다.

국민배당금은 단순한 포퓰리즘적 시혜가 아니라 미래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국가 차원의 재분배 시스템 설계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AI 시대의 초과이윤을 인간의 삶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김 실장의 비전은 도전적이지만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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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산업 구조 격변기 속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언급한 국민배당금이 화두가 되고 있다. 분명 첨예한 주제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국내 AI 인프라 기업들이 거둬들이는 막대한 수익을 특정 기업과 그 구성원, 주주의 전유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국가 공동체의 자산으로 재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런 김 실장의 주장은 한국이 단순한 제조 강국을 넘어 기술 독점적 초과이윤을 창출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에 근거한다. AI 시대의 메모리 반도체와 전력 장비, 산업 자동화 시스템은 과거의 단순 소비재와 다르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산업 기반과 인프라. 농어민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희생 위에 세워진 거대한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여기서 발생하는 초과이윤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논리는 공동체적 정의 측면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고, 주주들은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 가치 제고를 외치고 있다. 기업 내부의 보상 체계와 투자자 보호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핵심 기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기술 독점력이 강화될수록 이익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K자형 양극화'는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국가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우려가 크다. AI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될 때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이익 공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행보다.

다만 이러한 담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초과이윤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징수 체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기업의 혁신 의지를 꺾지 않으면서도 공적 기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자칫 과도한 규제로 비춰질 경우 글로벌 경쟁력 약화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또한, 김 실장이 언급한 청년 창업, 농어촌 지원, 예술인 보호 등 다양한 활용 방안 중 어느 곳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에 대해서도 치열한 토론이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민감한 경제 의제가 정치적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국민배당금은 단순한 포퓰리즘적 시혜가 아니라 미래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국가 차원의 재분배 시스템 설계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나오는 만큼, 당정은 물론 학계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려야 할 때다. 우리는 지금 인류사의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AI 시대의 초과이윤을 인간의 삶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김 실장의 비전은 도전적이지만 매력적이다. 기술의 진보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풍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과를 사회적 자본으로 승화시키려는 지혜로운 해법이 절실하다. 이번 논의가 소모적인 갈등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모델의 질적 도약을 이끄는 건설적인 공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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