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시대] 연애 권하는 사회…연애 두렵게 하는, 친밀한 관계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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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세포를 자극하는 리얼리티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의 없는 성적 영상물 촬영, 영상물에 대한 유포(협박), 이별 이후 이어지는 스토킹과 감시 등 친밀한 관계에서 폭력의 양상도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친밀한 관계 폭력이 주요한 사회적 화두가 되면서 정부 및 경기도에서는 친밀한 관계 폭력에 대한 정책을 다각도로 마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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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세포를 자극하는 리얼리티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만남과 상대방에 대한 탐색과정을 화려하고 낭만적으로 재현하는 프로그램부터 연애과정에서의 현실적인 갈등과 세심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유형의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누군가와 일상을 공유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경험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고, 개인을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연애는 냉정한 현실과 고달픈 일상 속에서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끼고, 서로간에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정보와 발전된 기술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연애 관계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다. 동의 없는 성적 영상물 촬영, 영상물에 대한 유포(협박), 이별 이후 이어지는 스토킹과 감시 등 친밀한 관계에서 폭력의 양상도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고 연애를 시작한다는 것은, 설렘이 아닌 모험이자 도전이 될 수 있다(친밀한 관계로 포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친밀한 관계는 곧 연애 관계로 대표된다).
'2025년 경기도 여성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20~30대 여성의 '불법촬영 피해에 대한 두려움'은 50%를 상회했으며, 40~50대 여성의 경우도 35%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최근 1년간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경우, '친밀한 관계'에서 신체적 폭력, 성적 폭력, 정서적 폭력 비율은 모두 1/3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밀한 관계는 상대의 인적 사항이나 가족 상황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공동체를 구성하거나 일상 생활 전반을 공유해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관계 안에서 폭력이 발생하더라도 관계를 빠르게 단절하거나 폭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친밀한 관계 폭력이 주요한 사회적 화두가 되면서 정부 및 경기도에서는 친밀한 관계 폭력에 대한 정책을 다각도로 마련해왔다. 교제폭력 피해 조기 발견을 위한 진단도구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 창구를 1366으로 일원화하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체계를 중앙과 지역센터로 전환하는 등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를 정비했다. 2026년 5월에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피해예방을 위해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통합지원단)'을 성평등가족부에 설치했다. 또한 경기도에서는 젠더폭력통합대응단 내에 '스토킹·교제폭력피해대응센터'를 구축하여 피해자 치료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의 특성을 반영하여 365일 24시간 긴급주거지원 및 임대주택을 활용한 안정적인 주거 환경 제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난 3월에 또다시 이별 통보 후 살인으로 이어진 사건을 접했다. 접근금지 명령을 통한 피해자 보호, 스마트워치 및 호신용품 지원 등 법제도적 기반과 피해자보호를 위한 정책을 확대해왔지만 여전히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차단하고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대된 정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책 집행 과정에서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폭력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의 실효성도 높여야 할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며 관계맺는 법을 배우는 훈련, 우리 사회 전반의 폭력에 대한 감수성 향상, 피해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고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주변인 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연애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아닌, 위로와 기쁨이 되고, 더 이상 비극적인 살인 사건을 뉴스로 접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두려움 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심선희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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