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통의 역설] 서울보다 먼 '옆 동네 출근'
선거철마다 '교통속도' 공약 불구
대부분 서울로 가는 교통에만 해당
도민 99% 출퇴근 목적지 수도권
도내 77%·서울 20%·인천은 2%
수원~화성 등 콩나물시루 출퇴근
2~3번 환승에 1시간30분은 걸려
시·군간 철도 연결땐 1시간 안팎
경기 순환형 철도망 필요성 제기


#31세 윤모씨는 올해 초 취업에 성공하자마자 중고차를 알아보고 있다. 거주지인 수원시 장안구에서 근무지인 화성시 동탄구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이나 걸려서다. 2~3번의 환승과 콩나물시루인 대중교통의 피로감을 고려하면 자가용 출퇴근이 낫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윤모씨는 "지도 어플을 통해 살펴본 결과 출퇴근 시간대 자차를 끄는 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편한 자가용이 나은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오산에 거주 중인 32세 여성 이모씨는 출퇴근을 위해 9년째 승용차를 몰고 있다. 근무지인 용인시 처인구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시간만 1시간 20분가량 요구되는 탓이다. 문제는 퇴근 시간이다. 버스 배차간격이 50분이기 때문에 한번 놓치기만 해도 퇴근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늦어진다. 이모씨는 "회사를 10년 가까이 다니지만 교통이 개선된 점은 보이지 않는다"며 "신입 직원들과 얘기해보면 부모님 차를 끌고 오거나 차를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대중교통 정책의 목적지가 오로지 서울로만 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약속하는 대중교통 공약과 추진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 진출입 시간 단축에 치중돼 있어 도내 이동에 대한 교통 사각지대가 만연한 실정이다.
12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민 98.9%의 출퇴근 목적지는 수도권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도내 76.6%, 서울 20.0%, 인천 2.3%다. 나머지 타 시·도로 통근하는 도민은 1.1%다.
문제는 도내 다른 시군으로 통근하는 도민이다. 시·군 간 철도 연결 여부에 따라 통근 시간은 달랐다.
대표적으로 화성특례시가 있다.
지리상 화성시는 수원·안산·오산·평택·용인시와 맞닿아 있지만, 대부분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안팎이다.
각 지역의 중심역을 기준으로 소요 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역 간 '최적 시간'은 최대 67분까지 요구됐다.
구체적으로 ▶안산 중앙역~화성 동탄역 67분 ▶평택역~동탄역 66분 ▶오산역~동탄역 48분 ▶수원역~동탄역 46분이다. 유일하게 동탄역~용인 기흥역에서만 23분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을 보였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도내 가로축 철도망의 부재가 꼽힌다.
안산~화성·수원~화성은 직접 연결되는 철도가 없어 용인 기흥을 거쳐 동탄역에 도달할 수 있다.
평택~화성의 경우에도 최단 거리로 평택에서 오산을 거쳐 동탄역으로 가는 방법이 안내되고 있다.
평택과 안산, 화성 시민들은 교통 환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도가 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남부인접권(안양·과천·군포·의왕), 남부내륙권(수원·오산·용인·안성) 주민들은 교통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83%·71%)을 보인 반면, 평택·안산·화성의 남부임해권에선 긍정 평가가 54%에 그쳤다.
남부임해권에서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고 답한 비율은 44%였다.
교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북부지역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났다.
고양·파주·김포의 서북부, 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의 북부내륙, 구리·남양주·가평·양평의 동북내륙, 하남·성남·이천·광주·여주의 동남내륙 모두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엇비슷했다.
이에 전문가는 지역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홍지연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경기도가 중심이 될 수 있는 '경기 순환형 철도망' 등을 포함한 교통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요 응답형 교통 확대·공영벼스 투입 등과 같은 적극적 교통행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명호·최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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