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 협회, 알테오젠에 이전상장 재고 요청

김유림 2026. 5. 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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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성공기업 이탈 땐 후속 벤처 위축”
코스닥 상승률도 기대 못미쳐…정책 지원 촉구

코스닥 시가총액 3위 기업인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을 두고 코스닥·벤처업계가 잔류를 요청하고 나섰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대표 기술성장기업이 이탈하면 코스닥 생태계 위축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협회와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는 최근 알테오젠 측에 코스피 이전상장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세 개 협회는 코스닥 우량기업들이 시장에 잔류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둘러싼 잔류 요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도 박순재 알테오젠 회장을 만나 이전상장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코스닥 시총 1위였던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당시에도 거래소를 중심으로 코스닥 잔류를 설득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다만 셀트리온은 코스닥 우회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인 반면, 알테오젠은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성장한 바이오기업이라는 점에서 코스닥시장 내 상징성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테오젠은 특례상장 바이오기업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주주배당을 시행한 회사다. 연구개발 중심의 성장 단계를 넘어 글로벌 기술사업화 성과와 주주환원까지 이행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후속 기술성장기업의 롤모델로 꼽힌다. 이번에 코스닥협회와 벤처업계 단체가 함께 잔류 요청에 나선 배경에도 이 같은 상징성이 작용했다.

코스닥협회는 알테오젠을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글로벌 성과를 거둔 대표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알테오젠이 코스닥에 남는 것이 후속 기술기업의 상장과 성장에도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동훈 코스닥협회장은 “알테오젠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글로벌 성과를 거둔 코스닥시장의 자부심이자 후속 기업들의 롤모델인 만큼 코스닥 혁신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시장에 남아 그 상징성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스닥협회는 대표 기업 이탈이 단순한 시가총액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코스닥시장 내 선도기업이 빠질 경우 시장 신뢰도와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기술성장기업이 코스닥을 성장 과정의 임시 시장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회장은 “선도기업의 이탈은 단순한 시가총액 감소를 넘어 시장 전체의 역동성과 투자자 신뢰를 위축시키기에, 코스닥시장이 기업 성장의 ‘정거장’이 아닌 ‘최종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기업의 전략적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VC협회는 알테오젠을 벤처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한 혁신기업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VC 투자를 받은 기업이 코스닥 상장 이후 유니콘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알테오젠의 잔류가 모험자본 선순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봤다. 

김학균 VC협회장은 “성장 가도에 있는 대표 혁신기업이 코스닥 시장의 상징적 기업으로 자리해주는 것은 후속 벤처들의 성장과 투자 유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포스트 알테오젠을 꿈꾸는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VC협회는 우수 기업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는 우수 기업이 이전 상장을 고민하지 않도록 코스닥 상장 기업이 충분한 기관투자를 바탕으로 보다 장기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코스닥 기업 대상 유상증자 펀드를 정책적으로 발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는 코스닥을 기술기반 성장기업의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려는 신호로 해석되어 코스닥 선순환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세 단체가 잔류 요청에 나선 배경에는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부진도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코스피는 4214.17에서 7643.15로 8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925.47에서 1179.29로 27.4%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상승 탄력이 약한 상황에서 대표 성장기업의 이전상장까지 이어질 경우 시장 위축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요청을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문제 제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에는 거래소가 코스닥 대장주의 이탈을 막기 위해 방어적으로 움직였다면, 이번에는 상장사 단체와 벤처투자업계가 함께 나서 정책 지원책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다. 

협회들은 정책당국에도 규제 환경 재설계와 세제 인센티브 강화를 촉구했다. 코스닥 우량기업이 잔류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되려면 기관투자 기반과 세제 인센티브, 맞춤형 지원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5월 12일 16시18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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