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도 웃음 새긴 오채현…‘호랭이 조각’으로 한국적 정서 풀어내다

곽성일 기자 2026. 5.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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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갤러리 진선서 개인전 ‘돌 호랭이 납신다’ 개최
경주 화강석에 가족애·해학 담은 호랑이 조각 14점 전시
▲ 해피 타이거(Happy Tiger)_granite_W17.5xD25.5xH34.5cm_2026

경주 출신 조각가 오채현이 한국적 해학과 가족의 정서를 담은 '돌 호랭이'로 관객들과 만난다.

오채현 개인전 '돌 호랭이 납신다(The Happy Tiger Descends)'가 지난 4월22일부터 5월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 진선 2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해피 타이거(Happy Tiger)'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크고 작은 호랑이 조각 14점과 드로잉 작품들이 함께 소개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익살스럽고 친근한 호랑이들이다. 부리부리한 눈과 뭉툭한 코, 크게 치켜올라간 입꼬리로 웃고 있는 호랑이들은 위엄과 공포의 상징이라기보다 정겨운 이웃처럼 다가온다.

까치를 등에 업은 호랑이, 박장대소하는 호랑이, 서로 몸을 맞대고 어깨를 비비는 호랑이들은 민화 속 해학적 정서를 현대 조각 언어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특히 오 작가는 '호랑이'보다 '호랭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친근한 감각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차갑고 단단한 경주 화강석 위에 따뜻한 표정과 감정을 새겨 넣으며 물성과 정서의 대비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해피 패밀리(Happy Family)' 연작이 있다. 두세 마리의 호랑이들이 서로 기대고 얼굴을 맞댄 작품들은 현대 사회 속 가족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작품 속 작은 새는 가족 간 소통과 교감을 상징한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살아도 이어지는 정서적 유대와 관계의 본질을 담아낸 장치다.

오채현 작가는 경북대학교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이탈리아 까라라 국립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40여 회의 개인전과 다양한 아트페어를 통해 작업 세계를 확장해왔다.

특히 경주에서 성장하며 접한 신라 문화와 민간 설화, 한국 전통미술에 대한 관심은 작가 작업의 중요한 뿌리가 됐다. 그는 단군신화와 민화 속 호랑이 이미지에서 한국적 원형성과 해학성을 발견했고, 이를 현대 조형 감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각 세계를 구축했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형 언어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작업을 이어온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적 정서가 지닌 따뜻함과 유쾌함을 다시 환기한다.

오채현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관객들이 우리 전통 속 해학과 가족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해피 타이거(Happy Tiger)_granite_W51.5xD20.5xH39.5cm_2025
▲ 해피 패밀리(Happy Family)_granite_W56xD18xH34cm_2026
▲ 해피 타이거 드로잉(Happy Tiger Drowing)_Ink on canvas_45.5x53cm_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