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고유가 지원금’ 아쉬운 도내 외국인 밀집지역 상인들

목은수 2026. 5. 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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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10명중 8명 이주민… 안내문도 필요없어”

안산다문화거리, 편의점 등만 표식
주요 소비층 지급 제한에 혜택 소외
지역 상권 활성화 ‘취지 무색’ 목청

화성시 발안만세시시장에서 만난 야채·과일가게 상인 정모씨는 “손님 10명 중 8명이 인근 공단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라, 이들에게 지원금이 지급되면 장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6.5.12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이 동네는 지원금을 안내할 필요가 없어요….”

12일 오후 2시께 안산시 단원구 ‘안산다문화거리’.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 표식을 붙여놓은 곳은 편의점 등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에 그쳤다.

안내 표식을 붙여놓은 한 속옷 프랜차이즈 매장 상인 김모씨는 “지금까지 지원금 사용자를 한 명 봤는데, 그마저도 한국인이었다”며 “본사에서 포스터를 보내줘 붙여놓긴 했지만 손님의 10명 중 8명은 외국인이라 동네 특성상 굳이 안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안산시 단원구는 경기도 시군구 가운데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24.1%)이다. 이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3천28명(전체 3만6천742명)이 다문화거리가 있는 원곡동에 거주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은 대부분의 외국인이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홍보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데다, 정책 자체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채·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임모(중국 국적·영주권자)씨는 “고유가 지원금이라는 걸 지금 처음 들어봤다”며 “안산 지역화폐 등은 결제가 가능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외국인이 고유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면서, 외국인 밀집지역인 안산시 단원구 ‘안산다문화거리’에서는 고유가 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 표식이 편의점 등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에만 붙어 있었다. 2026.5.12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으로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상권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주노동자가 주요 소비층인 경기도 내 외국인 밀집지역에서는 지급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경기도 내 장기체류 외국인은 73만4천495명으로, 전국 체류 외국인의 34%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대상인 영주권자(9만6천979명)와 결혼이민자(4만7천205명)는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화성시 만세구 발안만세시장 상인들 역시 주요 고객인 이주노동자들에게까지 지원금이 지급돼야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에 더 부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발안만세시장이 위치한 향남읍에는 도내 외국인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만세구’(21.7%·4만446명) 거주 외국인 가운데 4명 중 1명꼴인 1만1천62명이 살고 있다.

화성 발안만세시장에서 이불가게를 운영하는 차모씨는 “지원금 사용처가 많지 않다 보니 차로 10여 분 거리인 인근 아파트 단지나 동탄 지역에서 지원금을 쓰기 위해 시장을 찾는 경우가 있었다”며 “매출 향상에 효과가 있는 만큼 외국인 전반으로 지원 대상이 확대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5.12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이곳에서 만난 야채·과일가게 상인 정모씨는 “한국인 손님들은 대체로 소포장된 걸 사려고 대형마트를 찾지만, 인근 공단에서 일하는 이주민들은 평일에 해 먹을 식재료를 저렴하고 넉넉하게 구매하려고 주말마다 시장을 찾는다”며 “지원금 지급 대상이 확대되면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대리점을 운영하는 최모씨도 “이주노동자들은 공장과 기숙사를 오갈 때 자전거를 많이 이용해 수리용 부품을 사러 자주 들른다”며 “월급 대부분은 본국으로 송금하지만, 지원금은 지역 내에서 사용해야 하는 만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이주평등연대 등 이주민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28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대다수 이주민이 제외됐다”며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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