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산업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4.0] R&D 집중하다 소홀했던 생산능력 … 자동화 늘려 품질 확 잡아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6. 5. 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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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삼성 공동 캠페인
산소발생기 개발社 옥서스
병원·생산현장서 산소 공급
아프리카·동남아 수요 증가
'가성비' 中공세에 위기 직면
삼성과 50개 혁신 과제 실행
작업시간·공간효율 개선이뤄
이태수 옥서스 대표(왼쪽)와 옥천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이 검수가 진행 중인 병원용 산소 발생기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경기도 가평에 있는 산소 기술 연구소 옥서스는 가정을 넘어 병원과 산업 현장 등에서 활용되는 산소 발생기와 분석기를 개발·생산하는 이 분야 국내 1위 업체다. 산소 발생기는 별도의 원료 추가 없이 주변 공기를 그대로 활용해 순수한 산소만을 분리해낸다.

먼저 깨끗한 산소를 만들기 위해 필터로 공기 속 미세먼지를 꼼꼼히 걸러낸 뒤 정화된 공기를 컴프레서로 압축한다. 이후 공정 핵심 단계에서 특정 모듈(PSA)을 통해 공기 중 질소를 제거하고 고순도 산소만을 분리한 뒤 이를 산소 발생기를 통해 배출한다.

1999년 12월 회사를 설립한 후 '누구나 어떤 환경에서도 깨끗한 공기로 숨 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옥서스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노인 인구 급증으로 실버 산업이 확대되는 한국 시장에서 환자들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가정과 요양병원 등에서의 수요가 급증하며 최근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산소 농도가 중요한 선박에서도 화재나 폭발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해 옥서스의 산소 분석기가 주로 사용된다.

옥서스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수요가 늘면서 현재 사업 비중은 국내가 65%, 해외가 35%를 차지한다. 특히 공기 질이 좋지 않은 아프리카와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의 사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3년 112억원이었던 옥서스 매출은 올해 190억원으로 약 4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수반됐다.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에만 집중해온 탓에 현장 제조 기술 수준이나 생산 규모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필두로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도 옥서스에 불어닥친 위기에 불을 지폈다.

결국 생산성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높이고 점점 더 커지는 고객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제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경영진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이태수 옥서스 대표는 "R&D와 개발 중심 인력 위주로 구성돼 있어 제조 현장 혁신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내부 역량이 부족했다"며 "외부 컨설팅과 벤치마킹 등을 진행해 봤지만 한계가 명확해 고민하던 중에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알게 됐고, 이를 통해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옥서스의 제조 현장에는 비효율적인 작업 방식이 고착화돼 있었다. 생산 관련 정보를 모두 직원이 수기로 작성해 정보 정확성이 떨어졌고, 입력 오류 등으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인 만큼 여러 종류의 기기를 한 공간에서 동시에 제작해 작업 공간과 보관 공간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아 직원들의 이동 동선과 작업 효율 모두 떨어졌다.

제품 조립 대부분의 과정도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디지털 유량계 조립 과정에서 연결구(Fitting)를 체결할 때에는 직원이 직접 유량계를 손으로 잡고 연결구를 고정하기 위해 스패너를 바꿔 가며 작업해야 하는 만큼 작업자의 피로도와 신체적 부담이 컸다. 프런트 패널에 연결구를 체결할 때에도 고정되지 않은 패널을 작업자가 흔들리지 않도록 손으로 잡고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정리정돈이 안 된 창고는 물류 혼란으로 직결됐다. 비효율적인 적재로 낭비되는 공간이 많아 대다수의 자재를 통로나 컨테이너에 보관해야 했고 적기에 필요한 자재를 찾지 못해 선입·선출이 불가능했다. 품질 부문에서는 산소 농도 측정 센서의 기준값을 맞추는 교정 과정에서 불량률이 11%에 달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옥서스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에 걸쳐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 생산성·물류·품질·안전 환경 등 부문에서 총 50건의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했다.

데이터 설계 분야에서는 제조실행시스템(MES)을 도입해 통합 재고·생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적 집계 시간을 67% 단축했다. MES를 통해 영업·생산·구매·자재·품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덕분이다. 공간 설계 분야에서는 옥외 창고 신축과 입·출고장 구분 등 생산라인·물류 최적화를 통해 창고와 제조 현장에서 총 150평을 추가로 확보했으며, 보관용 랙 추가 적용 등으로 적재 효율을 높여 직원들의 창고 이동 시간을 기존 90에서 5분으로 94% 단축했다. 물류 동선은 기존 36m에서 10m로 72% 줄였다.

생산 설계에서는 일일이 수작업에 의존했던 방식을 간이 자동화로 바꾸는 등 비효율적인 공정을 개선해 생산성을 25% 향상시켰다. 품질 설계에서는 선행 품질 관리 시스템 도입 등으로 공정 불량률을 28% 개선했다.

옥서스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 생산성, 물류, 품질, 안전이 동시에 개선된 만큼 사업 확대와 신사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마트공장 혁신 덕분에 제조 경쟁력에 날개를 달고 기술력이라는 강력한 엔진을 확보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가평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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