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여중생 2명, 남녀 학생 20명에게 집단폭행…폭행 장면 촬영

이시호 수습기자 2026. 5. 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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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들 극심한 불안 증세 호소
학교 측 초기 대응 부실로 논란 일어
학교폭력 추방 현수막.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PC방 건물 옥상에서 중학교 2학년 여학생 2명이 또래 남녀 학생 약 20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학생 측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5시부터 6시 40분까지 여학생 2명은 가해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약 1시간 40분 동안 폭행과 협박, 모욕적인 행위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가해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공개 계정에 올린 사진과 관련된 소문 등 오해를 풀자며 피해 학생들을 옥상으로 불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들이 욕설과 조롱, 다리 사이를 기어가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강요하고, 일부는 양팔을 뒤로 결박한 상태에서 얼굴 부위를 집중적으로 때렸으며 "신고하면 더 때리겠다"고 협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현장에 있던 일부 학생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침·가래를 뱉으며 폭행을 방관하거나 휴대전화로 폭행 장면을 촬영해 주변 학생들에게 영상을 공유했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피해 학생 측은 가해 학생들이 S중학교, O중학교, P중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은 이미 다른 학교폭력 사안으로 인해 직접 폭행하지 않고, 3학년 학생인 언니에게 대신 폭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피해 학생들은 극심한 불안 증세와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 가족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시 가는 것 자체를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며, 신고 사실이 알려질 경우 보복성 폭행이나 집단 따돌림이 우려돼 신고 여부를 두고도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S학교 교장은 "최근 교내 학교폭력 관련 사안이 많아 해당 사건은 별도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으며, 당시 교감은 피해 학생의 집을 찾아 상황을 확인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가해 학생 분리 조치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 피해 학생 보호 방안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확인 등을 통해 신고 내용의 사실 여부, 실제 폭행 가담자, 영상 촬영 및 유포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 관련 중요 사건이라 전 직원을 동원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정식으로 사건을 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