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상태 초 단위로 본다”…세브란스병원, 전 병상 실시간 모니터링 도입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4층 신속대응팀 사무실. 3명의 간호사가 각자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환자의 활력징후(바이털 사인)를 확인하고 있었다. 혈압과 맥박, 분당 호흡수, 산소포화도, 체온 등이 모니터에 떴고, 활력징후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확인이 필요하다는 알람이 나타났다.
이 시스템은 세브란스병원이 8일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한 ‘프리즘(PRISM)’이다. 다양한 의료기기를 통해 측정되는 환자의 활력징후를 실시간으로 하나의 플랫폼에서 의료진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환자의 활력징후를 확인하려면 의료기기별로 각각의 모니터를 통해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했다. 맥박 따로, 혈압 따로 확인해야 하는 식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기 제조사마다 데이터 형식과 전달 방식이 다른데, 데이터 언어를 표준화해 하나의 화면에 모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것도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현재는 최대 8시간 간격으로 간호사 등 의료진이 환자의 체온, 혈압, 맥박 등을 측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정 간격이 있다 보니 측정 시점 사이에 발생하는 환자 상태 변화를 즉각적으로 알아채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세브란스병원의 프리즘은 환자의 활력징후가 끊기는 순간 없이 수집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바로 의료진이 대응하게 된다.
세브란스병원은 7명의 전문의, 15명의 간호사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운영하고 있다. 신속대응팀은 병동 간호사, 주치의와 별도로 24시간 환자 데이터를 확인한다.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즉시 해당 병동으로 출동해 처치한다. 여러 환자를 보는 주치의나 간호사가 이상 신호를 놓치더라도, 신속대응팀에서 대응하는 것이다.

실제로 시범운영기간 동안 성과를 거뒀다. 호흡기내과 병동에 입원 중이던 70대 남성 A씨가 새벽에 산소포화도가 80% 초반까지 떨어진 것이 포착됐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것은 몸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신속대응팀은 이상 징후 포착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환자 혈액검사를 시행한 결과 호흡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판단됐다. 신속대응팀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중환자실로 환자를 옮기기로 결정했고,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기도 확보를 위한 기관삽관과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심장내과 병동에 입원중이던 50대 환자 B씨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곧장 치료한 사례다. 혈압과 심박수가 떨어진 게 관찰됐다. 신속대응팀이 현장에서 환자를 확인하자 의식이 흐려지면서 몸이 떨리는 증상을 보였다. 혈압이 떨어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신속대응팀은 심박수를 올리는 약물을 투여한 뒤, 심박수와 혈압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이어갔다.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은 “위험한 징후를 빨리 발견하고, 신속대응팀이 곧장 출동해 환자 상태를 안정시킨 경우들”이라고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프리즘 도입으로 병원 운영 전반의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환자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록·공유되면서 수기 입력 부담이 줄어들고, 데이터 오류도 획기적으로 적어질 수 있어서다. 또 모든 의료진이 같은 데이터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협진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은 이 시스템을 인공지능 기반 예측 기술과 연계해 고도화할 계획이다. 환자 상태를 사전에 예측해 의료진에게 알리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강영 병원장은 “중증 환자 발생을 줄이고, 더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병원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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