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입지선정 보류, 민원에 막힌 '에너지 고속도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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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7개 송전선로 사업의 입지 선정 절차가 한 달간 멈춰선다.
정부가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절차적 보완'에 나선 결과다.
정부는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하지만, 국책사업에서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이른바 '에너지 안보 시대'에 한국만 주민 반대와 절차 논란에 발이 묶여 시간을 허비한다면 산업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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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7개 송전선로 사업의 입지 선정 절차가 한 달간 멈춰선다. 정부가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절차적 보완'에 나선 결과다. AI와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 전력 인프라 확충은 1분 1초를 다투는 국가적 사명이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의 혈맥이 될 '에너지 고속도로'가 또다시 민원과 갈등의 늪에 빠져 표류하는 현실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번에 보류된 대상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건설이 추진되는 송·변전 설비 중 입지 선정 단계에 있는 27개 송전선로다. 정부는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하지만, 국책사업에서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이미 우리 전력망 건설은 한계치를 넘어선 '만성 지각' 상태다. 실제 주요 송전망 사업 31개 중 제때 준공된 사례는 단 5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지각 준공됐거나 여전히 지연 중이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특정 단체 요구에 밀려 신규 사업 일정마저 멈춰 세우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겨 향후 사업 추진력을 더 약화시킬 뿐이다.
세계는 지금 전력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에너지 안보 시대'에 한국만 주민 반대와 절차 논란에 발이 묶여 시간을 허비한다면 산업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특히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수백조 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송전망 건설이 제때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전기가 없어 첨단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황당한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미 동해안 발전소들은 전기를 만들고도 보낼 길이 없어 가동률을 낮추는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국가적 낭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무기력한 태도는 실망스럽다. 지난해 '전력망 확충 특별법'까지 제정했는데도, 행정 현장이 민원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면 어떤 기업이 정부의 약속을 믿고 투자를 결행하겠는가. 정부가 시민단체에 끌려다닐 때가 아니다. 에너지 고속도로가 구호에 그친다면 AI 강국 꿈 역시 공허한 선언으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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